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오랫동안 암 투병을 해왔으며, 더 이상 ‘잃은 게 없다’는 생각을 품고 지난달 무장 반란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탐사 매체 프로옉트의 보도를 인용해 프리고진이 수년 동안 암 치료를 받아왔으며 현재는 병세가 호전됐다고 전했다.
올해 62세인 프리고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러시아 보험회사 AO 소가즈가 소유한 ‘소가즈 클리닉’이란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그는 투병 기간 레모네이드 한 잔 이외에는 자극적인 음식이나 술을 피하는 등 식단을 엄격히 관리했다.
프리고진 자택에선 인공호흡기를 비롯한 의료기기와 머리가 잘린 남성 4명의 사진이 발견됐다.
프리고진과 함께 오랫동안 일한 익명의 소식통들은 최근 그가 보인 불안정한 언행의 원인이 질병 때문일 수 있으며, 쿠데타를 결심한 것도 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바그너그룹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프리고진이 “위와 장을 잘라낸 사람”이라며 그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마음을 품었기 때문에 쿠데타를 실행에 옮겼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앞서 지난 6월23일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의 바그너 그룹 캠프를 공격했다면서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이 무장 반란 종료 닷새 후인 6월29일 프리고진과 비밀 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당시 회담에 대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특별 군사 작전(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일컫는 말) 동안 전방에서 바그너가 한 행동에 대해 평가했고, 6월24일에 일어난 사건(무장 반란)에 대한 평가도 내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