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래: 중국 진서(晉書) 고개지전에 나오는 고사입니다. 고개지는 동진 시대의 화가로, 서예의 왕희지와 더불어 당시 예술계의 쌍벽을 이룬 사람입니다. 고개지는 평소 사탕수수를 즐겨 먹었는데, 항상 위에서부터 뿌리 쪽으로 먹었답니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자 고개지가 말하기를 “갈수록 점점 좋은 경지로 들어가기(漸入佳境)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고개지의 말에서 유래하여 ‘점입가경’은 경치나 문장 또는 어떤 일의 상황이 갈수록 재미있게 전개되는 것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뛰어난 재능과 그림 솜씨, 그리고 특이한 말과 행동 때문에 삼절(三絶·세 분야에서 뛰어남)이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남경의 와관사를 짓기 위해 승려들이 헌금을 걷었는데 뜻대로 모금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와서 100만 전을 시주하겠다면서 절이 완공되면 알려 달라고 말했지요. 절이 완공되자 그 젊은이는 불당 벽에 유마힐을 그렸는데, 얼마나 정교한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 구경하러 온 사람들의 시주가 100만 전을 넘었는데. 이 젊은이가 바로 고개지였다고 합니다.
● 생각거리: “처음에는 존댓말을 하더니 술 한 잔 들어가니까 아예 말을 놓질 않나, 막말을 해 대질 않나, 정말 하는 짓이 ‘점입가경’이군”이라는 용례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행동이 심해지는 상황을 비유하기도 합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