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 금강·영산강의 보(洑) 해체 등 결정을 내리는 데 역할을 한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평가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다음 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이 위원회의 민간위원 전원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인사들이고, 당시 환경부 장관은 위원회를 구성하기 전에 이 단체와 협의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한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위원회가 보 해체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지표를 자의적으로 활용한 점도 감사원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사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2021년 2월 보 해체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감사원은 2021년 말에야 감사 착수를 결정했고 문재인 정부에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정권이 바뀐 뒤 감사에 속도가 붙었고, 결과적으로 가뭄 대처를 위해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현 정부의 방침에 부합하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모양새가 됐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는 이번이 5번째다. 이명박 정부 중반인 2011년 나온 1차 감사 결과는 ‘4대강 사업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게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퇴임 직전 발표한 2차 감사에서는 보의 내구성이 부족하고 수질 관리 기준도 부적절한 ‘총체적 부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3차 감사는 ‘4대강 사업은 대운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 정부 때인 2018년 4차 감사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정부가 타당성 분석을 거치지 않은 채 4대강 사업을 진행했다고 했다. 이러니 결론을 정해 놓고 감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