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낸 獨 동화작가 비어만 방한 ‘잭키 마론’ 시리즈 4편 지난달 출간… 사인회-SNS 생방송서 독자들 만나 “새책, 책 먹는 여우와 같이 쓴 설정, 동화-현실 뒤섞인 아이들 위한 재치 다음 방한땐 아이들과 연극 보고파”
“‘책 먹는 여우’도 같이 왔나요?”
비어만(왼쪽)이 12일 서울 은평구 상신초에서 초등학생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비어만은 220명의 학생과 이야기를 나눴다. 주니어김영사 제공
독일 동화 작가 프란치스카 비어만이 11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책 먹는 여우’ 인형을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 그림은 여우가 책을 훔치러 도서관에 간 장면, 오른쪽 그림은 여우가 섬으로 휴가를 떠나는 모습이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책 먹는 여우’는 주인공 여우가 책을 너무 좋아해 소금과 후추를 뿌려 닥치는 대로 먹어버리는 이야기예요. ‘책을 먹는다’는 신선한 접근법이 한국 아이들이 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문턱을 낮춘 것 아닐까요. 한국 특유의 교육열도 한몫했고요.”
2017년 이후 6년 만에 방한한 소감을 묻자 그는 “벌써 세 번째 한국에 와서 친숙하다. 경복궁과 광화문 인근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국 음식을 배부르게 먹었다”며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신간은 2017년 시작한 ‘잭키 마론’ 시리즈 4편이다. 여우 탐정 잭키 마론이 다이아몬드 도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영국 군주가 대관식에서 드는 십자가 왕홀에 박힌, 세계에서 가장 큰 투명 다이아몬드 ‘컬리넌’에 얽힌 논란을 은유적으로 다뤘다. 그는 “컬리넌은 20세기 초 영국의 식민지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불법 반출된 것이라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동화에는 교육적 성격이 담겨 있는 만큼 사회적 문제를 쉬우면서도 조심스레 다루려고 했다”고 했다.
그는 15일까지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 아이들을 만난다. 9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사인회엔 독자 300명이 찾았다. 2시간으로 예정된 행사가 4시간이나 진행될 정도로 비어만에 대한 한국 독자들의 사랑은 여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책 먹는 여우’ 인형을 매만지며 답했다.
“잭키 마론 시리즈로 어린이 연극을 준비하고 있어요. 잭키 마론도 ‘책 먹는 여우’처럼 동화책 밖으로 나와 아이들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에서죠. 다음에 한국에 올 땐 아이들과 함께 연극을 보고 싶네요.”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