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물가상승률 3%로 낮아져 근원물가 상승률도 예상치 밑돌아
미국 6월 물가상승률이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둔화세가 뚜렷해지자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긴축 재정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3.1%)를 밑돌았다. 오름 폭은 2021년 3월(2.6%) 이후 가장 작았다. 미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최정점을 찍은 뒤 둔화 추세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시장 예상치(5%)보다 낮은 4.8%로 집계됐다. 1년 7개월 만의 최저치로 올 5월 상승률(5.3%)보다도 0.5%포인트나 낮다. 근원 CPI 상승률은 물가 안정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그러나 물가가 연준 목표치(2.0%)에 근접하고 있어 연준이 이달 인상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3월 이후 이어온 금리 인상 랠리를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BNP파리바 앤드루 슈나이더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은 하반기(7∼12월)에 더 뚜렷해질 것”이라며 7월로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달 FOMC에서 7월 이후 추가 금리 인상에 회의적인 견해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여전히 신중론도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너무 빨리 물러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내년까지도 물가상승률 2%대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며 연내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