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배우 등 16만 명이 가입한 배우조합이 13일(현지시간) 밤 12시부터 영화와 TV 출연에 대해 43년 만의 파업에 돌했다. 처우 개선과 인공지능(AI) 규제를 둘러싸고 스튜디오들 경영진과의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AFP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영화배우조합-미국 TV라디오예술인연맹(SAG-AFTRA)은 스튜디오들과 마지막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없이 끝나자 이같이 파업 명령을 내렸다.
조합은 “경영진은 우리의 공헌을 경시하고 있다. 동영상 전송이나 AI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업계가 위태로워진다”고 파업 이유를 밝혔다.
조합은 대화가 결렬된 뒤 성명을 통해 “스트리밍 에코시스템(생태계)의 부상으로 배우들의 보수가 심각하게 잠식당했다” “인공지능(AI)이 창조적 직업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배우들은 출연한 프로그램이나 영화가 텔레비전에서 재방송될 때 받던 출연료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스트리밍 업체들이 시청자 수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또한 스튜디오들이 엑스트라에게는 하루치의 임금을 주면서 얼굴을 스캔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게 되면 스튜디오들은 스캔한 얼굴을 영구히 어떤 프로젝트에서든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비용이 절감된다.
이미 할리우드에서는 지난 5월부터 1만명 이상의 작가들의 파업이 시작되어 프로그램의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제작이 중단된 결과 TV 심야 프로그램은 재방송으로 전환됐고, 미국 월트디즈니와 미국 넷플릭스의 신작 영화와 배급 드라마는 줄줄이 연기가 결정됐다. 배우들의 파업은 파급력이 더 커서 거의 모든 작업이 정지된다. 각본가와 배우 조합이 동시에 파업을 결행하는 것은 63년 만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