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지난 6월 2일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정유정의 신상공개 사진. 2023.6.2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23)이 14일 법정에 처음 출석해 잘못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이날 오전 살인 및 사체 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정유정은 녹색 수의를 입고 직접 공판에 출석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유정은 중학생 행세를 하기 위해 교복을 입고 지난 5월 26일 피해자 A 씨 집에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이어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훼손한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유기했다. 정유정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관해 “세부적으로 다른 부분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못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판사가 “변호인과 같은 입장이냐”고 묻자 정유정은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재판부는 내달 21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정유정에게 출생과 성장 과정, 범행 당시 심경과 범행 계기, 할아버지와 가족사항,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정유정이 지난 7일 제출한 반성문을 언급하며 “반성문 페이지마다 본인이 쓴 반성문을 판사가 읽어볼까 의심하며 썼던데 반성문을 제출하면 판사가 구체적으로 다 읽어본다. 본인이 써낼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든지 써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