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아티스틱 혼성듀엣’ 한국 사상 첫 출전 변재준-김지혜 組 국내 첫 ‘男 아티스틱 스위밍’ 변재준 “꿈만 같은 출전, 경쟁력 보여줄 것” 초중고서 대학까지 ‘동문’인 김지혜 “女기술-男예술, 서로 잘 맞아요”
15일 일본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 혼성듀엣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 출전하는 변재준(왼쪽)-김지혜 조가 5일 경기 수원 스포츠아일랜드에서 함께 훈련하고 있다. 변재준과 김지혜는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국의 변재준(20)-김지혜(20·이상 경희대) 조가 1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 혼성듀엣에서 세계 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아티스틱 스위밍은 ‘수중 발레’로 선수 인원에 따라 솔로(1명), 듀엣(2명), 혼성듀엣, 팀(4∼8명), 콤비네이션(10명)으로 구분한다. 리듬체조와 함께 스포츠에서 대표적인 금남의 종목으로 꼽혀온 아티스틱 스위밍은 2015년 카잔 세계선수권에서 혼성듀엣이 정식종목으로 도입됐지만 한국이 이 종목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수영연맹이 지난달 변재준을 출전시키기로 결정하며 한국 수영에 새로운 이정표를 찍게 된 것이다. 국내 최초이자 현재 유일한 남자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인 변재준은 2015년부터 아티스틱 스위밍 엘리트 선수로 활약했지만 과거 4차례의 세계선수권을 그냥 흘려보내야 했다. 국내 남자 선수가 변재준 1명에 불과해 대표선발전을 못 치렀고, 역대 수영연맹 집행부들도 변재준의 출전 명분을 만들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수영연맹이 경영 이외 종목 선수를 육성하겠다며 국내에 1명뿐인 선수들에게도 출전 기회를 줬다. 변재준과 함께 하이다이빙의 최병화(32·인천시수영연맹)가 각 종목 세계선수권 첫 출전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변재준은 “한 달 전만 해도 출전을 못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꿈만 같다.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이 경쟁력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혜는 변재준과는 초중고교를 비롯해 대학까지 동문수학하며 훈련을 해왔기에 서로를 잘 안다. 짝을 맞춰 출전하기도 했다. 김지혜는 “제가 여자 선수치고는 기술 부문에서 점수를 잘 얻는 편이라면, 재준이는 남자 선수치고 예술 부문에서 점수를 잘 얻어 서로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김지혜는 2019년 광주 대회 당시 아티스틱 스위밍 팀 국가대표로 출전해 세계선수권 경험도 쌓았다.
변재준(오른쪽)과 김지혜가 14일 막을 올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 혼성듀엣에 한국 수영 사상 첫 출전을 앞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수원=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세계선수권이라는 메이저 대회 출전 기회를 얻으며 이 커플에게는 올림픽 출전이라는 ‘또 다른 동기 부여’도 생겼다. 지난해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4년 파리 올림픽부터 팀 종목(8명)에 남자 선수 2명까지 등록을 허용하기로 했다. 변재준은 “한국이 올림픽에서 팀 종목에 출전한 적이 없기에 내년 파리 올림픽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올림픽에 세계선수권처럼 혼성듀엣이 도입된다면 올림픽 출전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아티스틱 스위밍을 할 때 남자 선수에게 미래가 없었지만 하나둘 장벽이 없어졌다. ‘2028년 올림픽’을 기대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혜도 “그간 부상, 입시 등이 겹쳐 대표선발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계기로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좀 더 오래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