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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침수 위험 경고 받고도 교통 통제 안했다

입력 | 2023-07-15 22:13:00


15일 오후 미호천 범람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진입도로에서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주=박형기기자 oneshot@donga.com

청주=박형기기자 oneshot@donga.com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서 지하차도가 침수돼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고, 최소 11명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침수 사고 전 금강홍수통제소가 관할 지자체에 “교통통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연락을 했음에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경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침수돼 버스 등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긴급출동한 소방당국은 난간에 매달려 있던 버스 승객 등 9명을 구조했고,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의 시신 1구를 인양했다.

그런데 동아일보 취재 결과 사고 발생 4시간여 전인 15일 오전 4시 10분경 금강홍수통제소가 미호천교 지점의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변경해 발령하면서 “청주시민은 유의하라”고 밝혔다. 또 금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이날 오전 6시 반 경 유선 전화로 청주시 흥덕구청에 전화해 교통통제나 주민대피 등 지자체의 관련 매뉴얼에 따른 조치해 달라고 했다”라며 “환경부에도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고 말했다.

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북소방본부 제공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홍수경보 등 특보가 내려진다고 무조건 도로를 통제하는 건 아니고 도로 상황이나 전체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자체 실행계획을 세웠다”며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인근 하천 뚝방이 무너지고 3분 만에 물이 차면서 통제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진행하는 미호강 광역도로 교량 공사 구간에 설치한 임시제방이 유실되면서 물이 지하차도로 들이쳤다”라며 “지하차도 중심에 물이 50cm 정도 차야 교통통제를 하는데 사고 발생전까지는 별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청주=박형기기자 oneshot@donga.com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침수 당시 지하차도에 진입한 차량은 버스 1대와 승용차등 모두 15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침수 당시 최소 20여명이 차량 안에 있는 걸로 추정된다”라며 “지금까지 이 가운데 9명을 구조하고 1명이 숨져 11명(실종신고 기준)이 고립된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