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해외 순방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최종 결정됐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올 5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내외의 초청 친서를 받고 검토에 나섰지만, 신변 문제로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한 채 출국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내 집중호우 상황을 감안해 현지에서 방문 일정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계기에 대해 “5월 젤렌스카 여사가 서울에 왔을 때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통령 내외 초청 친서’를 전달 받았다”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임박해 떠나기 며칠 전 외교부 채널로 다시금 초청이 왔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이어 “섣불리 (방문을) 결정할 수 없던 것이 국가 원수의 신변 안전, 경호 문제가 녹록지 않았다”며 “중대 국가안보 사안이 얽혀있어 준비는 해놓고 떠났지만, 마지막 결정은 하지 못한 채로 출국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인도적 차원의 안전 장비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김 차장은 “지뢰 탐지기, 제거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수요가 절박하리만큼 크다고 평가돼 지원을 확대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이어 “우크라의 전쟁 수행 능력을 지원하게 된다”며 “우크라이나의 재정 상황을 적절한 수준에서 지원토록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안보 분야와 관련해 “군수 물자 지원, 더 나아가 중장기 한-우크라이나 방위 사업 협력을 계획하고 구상한다”며 “식량 안보와 에너지 안보에 있어서도 국제적 기여와 협력을 확대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내에서 집중호우가 이어져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방문 취소를 검토하지는 않았냐는 질문에는 “그 시간이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기회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없을 것처럼 보였다”며 “당장 대통령이 뛰어 간다해도 그 상황을 크게 바꿀 수는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수시로 보고받고 필요한 지침을 하겠다고 해 하루 한 번 이상 모니터링을 했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