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하는 로버 ‘퍼시비어런스’ 10곳 관측해 유기분자 흔적 감지 화성의 이산화탄소로 산소 만들기도
화성 탐사 로버인 퍼시비어런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2020년 7월 30일 지구를 떠난 미국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가 화성의 예제로 분화구에서 다양한 유기물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한 생물지구화학적 순환이 화성에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생물지구화학적 순환은 탄소 순환, 산소 순환, 물 순환처럼 지구 생물권과 비생물권에서 화학 원소나 분자가 움직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수난다 샤르마 캘리포니아공대 박사후연구원은 퍼시비어런스가 화성 예제로 분화구에서 다양한 종류의 유기분자 흔적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2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퍼시비어런스의 팔에 달린 유기물질·광물 스캔 장비인 ‘셜록’이 관측한 내용을 살폈다. 예제로 분화구는 과거 생물이 거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셜록은 이 분화구 바닥에 있는 두 개 층인 ‘마즈’와 ‘세이타’를 탐사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10곳에서의 관측 데이터에서 모두 유기분자 흔적이 감지됐다. 분석 결과는 화성에서의 물에 의한 퇴적물, 화산물질과의 합성 등 다양한 유기물질 발생 기원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화성 표면에서는 유기분자의 합성 및 보전 메커니즘이 지구와 다르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으며, 물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21년 2월 19일 화성 표면에 안착한 퍼시비어런스는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예제로 분화구에서 다양한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지금까지 화성에 도착한 어떤 로버보다도 진일보한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구가 아닌 행성에서의 최초 동력 비행과 화성에서의 산소 생산 가능성이다. 퍼시비어런스에 실려 화성에 도착한 소형 무인 비행체 ‘인제뉴이티’는 2021년 4월 19일 처음으로 화성 상공에서 비행하는 데 성공해 약 50차례 비행했다. 대기가 희박한 화성에서도 비행할 수 있도록 무게를 줄이고 프로펠러의 일정의 로터 회전 수를 높여 비행에 성공했다.
인제뉴이티는 올 4월 26일 52번째 비행에 나선 이후 통신이 끊겼지만 NASA는 인제뉴이티가 63일간의 통신 두절 끝에 다시 통신에 성공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통신 두절과 관련된 점검이 완료되면 다시 비행 탐사 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산소 생산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한 연구팀은 “유인 화성 탐사를 하기 전까지 수백 그루의 나무가 만드는 산소량만큼 지속적으로 산소를 생산하는 산소 공장 운영 청사진을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생물지구화학적 순환강물이나 바닷물은 수증기로 증발해 대기에서 구름이 된다. 구름은 비나 눈으로 떨어져 다시 강물이나 바닷물을 이룬다. 이를 ‘물의 순환’이라고 하는데 지구에서는 물 순환처럼 ‘탄소 순환’, ‘산소 순환’ 등이 일어난다. 지구에서 화학 원소나 분자가 순환하는 모든 현상을 생물지구화학적 순환이라고 한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