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성능 전기차’ 출시 배경 10년간 ‘스포츠-전기차’ 기술력 결합 ‘운전 재미주는 차’ 아이오닉5N 결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고성능 브랜드 N의 핵심 가치인 ‘네버 저스트 드라이브(Never just Drive)’ 슬로건 앞에 서 있는 모습. 13일 공개된 N 브랜드 최초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의 탄생 배경으로 정 회장의 꾸준한 지원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을 처음 공개하면서 기술경영을 향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뚝심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10년간 고성능 브랜드 N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고성능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공개된 아이오닉 5N은 현대차가 2013년 출범시킨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출범 후 10년간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쌓은 고성능 기술력과 현대차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기술력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5N은 부스트모드 시 최대 650마력의 출력과, 제로백 3.4초의 주행 성능을 낼 수 있다. 정 회장도 행사장에 참석해 “운전해 봤어요. 재밌어요”라는 말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자동차업계에는 N 브랜드에 대한 정 회장의 남다른 관심과 지지가 잘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자동차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짜릿한 운전의 재미를 주는 자동차’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2015년 출범시킨 게 고성능 브랜드 N이다. 고객들이 ‘운전의 재미(Fun to Drive)’를 경험하게 하겠다는 게 N 브랜드의 핵심 슬로건. 이를 위해 △코너링 악동(곡선로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이란 3가지 구체적 가치를 내세우기도 했다.
2018년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의 시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한 것도 주효했다. 관련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는 등 양산차까지 기술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정 회장은 2018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에서 “마차를 끄는 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싸우거나 잘 달리는 경주마도 필요하다”며 “고성능 차에서 획득한 기술을 일반 차에 접목할 때 시너지 효과도 크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며 친환경 모터스포츠 대회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을 개발해 2021, 2022년에는 순수 전기차 기반 투어링카 레이스인 ‘퓨어 ETCR’에 출전했다. 지난해 WRC부터 내연기관이 아닌 하이브리드 기반의 신규 기술 규정이 적용되며 i20 N Rally1 하이브리드 경주차로 대회에 참가 중이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