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1390채… 안전진단 나란히 통과 역세권 단지로 초고층 개발 가능성 중소평형 배분이 사업성 확보 관건 성남비행장 고도제한 등도 변수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맞춰 지어져 ‘올림픽 3대장’이라 불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5540채), 올림픽훼밀리타운(4494채), 아시아선수촌(1356채)이 나란히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 전 규모만 해도 총 1만 채가 넘는 ‘미니 신도시급’ 개발인 데다 역세권 단지여서 복합·고밀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성 확보나 고도 제한 등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7일 정비업계와 송파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송파구에서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총 6개 단지로 1만2656채에 이른다. 1986년 6월 입주해 올해로 38년 차를 맞는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지난달 20일 재건축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은 모두 1988년에 입주해 각각 올해 1월, 2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이 외에 △한양1차(576채) △풍납미성(275채) △풍납극동(415채) 등도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추진 과정의 첫 단계로 정비계획 수립,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계획인가, 철거 및 착공 등으로 이어진다.
이들 단지는 매매가 상승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7월 올림픽선수촌 전용면적 84㎡가 19억4500만 원에 팔려 올해 1월(17억 원)보다 2억 원 이상 올랐다. 2021년 8월 직전 최고 매매가인 24억7000만 원의 78.8%까지 가격이 회복됐다.
다만 3개 단지 모두 대형 평형 위주여서 어떤 평형을 얼마나 공급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량을 늘려야 사업성이 좋아지는데, 이 경우 중소형 평형을 늘리는 것이 주택 수를 늘리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선수촌은 제일 작은 평형이 전용 99㎡이고, 훼밀리타운도 모두 전용 84㎡ 이상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조합원들은 보통 기존보다 더 큰 면적에 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향후 일반분양분 평형 배분을 어떻게 구성할지, 조합원에게 어떤 평형을 배분할지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올림픽훼밀리타운의 경우 용적률이 194%로 아시아선수촌(152%), 올림픽선수촌(137%)보다 높고 인근에 성남 공군비행장이 있어 고도제한 영향을 받는 것도 숨은 뇌관으로 지목된다.
송파구 특성상 문화재 발굴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송파구 재건축 단지인 진주아파트는 지난해 2월 삼국시대 주거지 흔적과 문화재가 발견돼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가 화성시로 유적을 이전·복원하기로 하면서 사업이 재개되기도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송파구 재건축 단지들은 사무실이 많은 강남에 가기 좋고 공원과 하천, 학원가 등 주요 인프라도 갖춰 수요가 높다”며 “행정 절차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해 시장에 다시 매매 수요가 몰리기 전 공급 기반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