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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쌍방울 대북송금, 이재명에 보고”… 기존 입장 번복

입력 | 2023-07-19 03:00:00

“경기도와 관련 없다” 진술 달라져
변호인 “이재명 방북 추진 요청했다”
김성태 “이재명에 잘 보이려 대납”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그룹이 대북사업에 거액을 지원했다는 내용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쌍방울의 대북 송금은 경기도와 관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일부 뒤집은 것이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이 전 부지사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주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입장이 기존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며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은 11일 재판에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이 전 부지사로부터) 쌍방울의 대납 사실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북 송금 관련 보고를 받은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검찰이 이 대표에게 다시 출석 조사를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이날 진행된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측에 “(이 대표) 방북을 한번 추진해 달라”고 했다고도 밝혔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선 김 전 회장이 증인으로 나와 경기도가 북한에 주기로 한 스마트팜 조성 비용 500만 달러(약 64억 원)를 대납한 경위에 대해 “대권주자인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쌍방울 뒤에는 경기도가 있고, 경기도 뒤에는 대권주자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대납을) 했다”고도 했다.

이날 김 전 회장은 2019년 북한을 방문해 김성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을 만나고 돌아온 뒤 쌍방울 사옥에서 이 전 부지사와 술을 마시며 대납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이 “(북한에) 돈을 줬다가 잘못될 확률도 있지 않냐”고 걱정하자 이 전 부지사가 “북한이 김정은 정권으로 바뀌고 나서 많이 개혁, 개방을 할 것 같다. 걱정하지 말고 해보자”는 취지로 설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부지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