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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장비업계, 美규제 반사이익… 중국내 수요 늘어 상반기 순익 2배로

입력 | 2023-07-19 03:00:00

[美 반도체 규제 역풍]
美 작년 10월 장비수출 통제 여파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반도체 구조 패턴을 만드는 식각(蝕刻·에칭) 공정 장비 생산 업체인 베이팡화창은 15일 공시를 통해 올 상반기 순이익을 16억7000만∼19억3000만 위안(약 2937억∼3394억 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21.3∼155.8%나 된다. 매출은 같은 기간 64.4% 오른 89억5000만 위안(약 1조5740억 원)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중국 AMEC 역시 상반기 순이익을 전년 동기보다 109.5∼120.2% 급증한 9억8000만∼10억3000만 위안(약 1723억∼1811억 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매출은 28% 증가한 25억3000만 위안(약 4447억 원)으로 내다봤다.

두 업체 모두 이는 시장 점유율 증가 덕분이라고 밝혔다. 베이팡화창은 “반도체 장비 사업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운영 효율이 개선됐다”고 SCMP에 말했다. AMEC도 “우리 장비가 국내외 소비자에게 계속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이들 업체의 시장 점유율 증가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반입 금지 조치가 있다. 미국은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을 규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국영 반도체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비롯한 36개 중국 기업을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의 규제 조치 이후 미 반도체 장비 업체 KLM과 램리서치 등은 YMTC 파견 직원들을 철수시켰고 새 장비 설치 및 기존 장비 관리 등을 중단했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자국에서 대안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중국에 반입된 반도체 장비는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들었다. 중국 반도체 공장들은 이 줄어든 몫을 자국 장비 업체로부터 자체적으로 조달한 셈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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