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출범 통합 한경협에 동참을” 삼성-SK-현대차-LG 논의 방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대 그룹에 8월 말 출범 예정인 통합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재가입을 공식 요청하는 공문을 19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4대 그룹은 다음주부터 있을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재가입 여부를 공식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재계가 기대한 구체적 혁신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4대 그룹의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전경련은 이날 ‘전경련 경영위원회’ 명의로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에 ‘한국경제인협회 동참 요청 서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서 전경련은 “기존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회원사인 4대 그룹은 (전경련과 한경연이 통합한) 한경협 회원사로 그 지위가 승계된다.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한경협은 회원사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돕겠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이 해당 공문을 이날 긴급 발송한 것은 27일 삼성전자 등 다음 주부터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기 실적 발표와 맞물려 이뤄지는 주요 기업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상정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4대 그룹은 전경련 복귀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간 각 회원사의 이사회와 컴플라이언스 조직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다.
이번 전경련 요청에 따라 4대 그룹의 기존 한경연 회원사인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LG, LG전자는 각 회사 별로 공식 검토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재계에서는 일부 불편함을 표출하는 곳도 있다. 4대 그룹 한 관계자는 “과거의 역사가 있었던 만큼 기업 입장에선 전경련의 혁신안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획기적인지에 통합 한경협 가입 여부가 달려 있다. 기대했던 쇄신 방안이 아직까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보부터 한 데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통합 한경협의 회장을 누가 맡을 지도 아직 오리무중이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8월 말까지만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일각에서 미국과의 네트워크에 강점을 가진 류진 풍산 회장 등이 차기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 전경련 안팎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한경협 회장 의사를 지속 타진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