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가 설립한 우주망원경硏 유일한 한국인 손상모 수석연구원 “1년 만에 초기은하 관측 등 성과 자료 나오면 한국어 번역 글 올려”
미국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팀의 손상모 수석연구원이 20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제임스 웹은 인류의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인간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천문학적 답을 제시하는 게 제 사명입니다. 그리고 ‘제임스 웹’은 그 답을 찾아줄 수 있는, 인류가 만들어낸 강력한 우주망원경입니다.”
손상모 미국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48)은 20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일하는 연구소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망원경 운영을 위해 설립한 곳이며, 그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팀의 유일한 한국인이다.
총 100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가 투입된 이 망원경은 우주를 가장 멀리, 그리고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제작돼 2021년 12월 발사됐으며 지난해 7월부터 관측을 시작했다.
손 수석연구원은 연구소 팀 내 유일한 한국인으로 망원경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발표자료가 나오면 3시간 안에 한국어로 번역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그는 “한국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데 이들의 꿈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었다. 감사 인사를 받을 때마다 뿌듯하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우주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는 손 수석연구원은 연세대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미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관측천문학 분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천문연구원을 거쳐 2016년부터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제임스 웹 팀에서는 망원경 거울의 정렬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천문학과를 간다고 하니 선생님들이 ‘의대를 가라’며 말렸다”며 “하지만 미국에서는 식당에 가서도 천문학자라고 하면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한국에서도 인류의 보편적 지식을 도약시키는 순수과학자들이 더 존중받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손 수석연구원은 인터뷰를 마친 후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30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장에는 백발의 어르신부터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까지 모여 숨죽이며 그의 강연을 들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