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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4대강 16개보 모두 존치… 홍수대응-전력생산 활용”

입력 | 2023-07-21 03:00:00

[4대강 감사 결과 발표]
환경장관 “발전중단 등 9개 정상화”
감사원 “文정부때 反4대강 단체가
보 해체 결정한 평가위원들 선정”




한화진 환경부 장관(사진)이 20일 “4대강 (16개) 보(洑)를 모두 존치해 올해와 같은 극한 가뭄·홍수에 대응하기 위한 물그릇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4대강 보를 소수력 발전 등 전력 생산에 활용하겠다”며 이같이 말한 것. 한 장관은 “장마철 수해 복구가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 전국의 하천(지류지천) 정비 사업을 점검하겠다”며 ‘포스트 4대강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반(反)4대강 시민단체(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재자연위)가 4대강 조사·평가단 위원들을 선정했고 이 위원들이 금강·영산강 보 해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16개 보 중 발전을 중단했거나 제한적으로 발전하는 9개 보를 모두 정상화해 가동할 경우 연간 약 8만 명이 쓸 수 있는 수준의 전력(약 97GWh)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3개 보(세종·공주·백제보)는 발전을 중단한 상태다.

나아가 전국의 하천(지류지천) 정비사업에 나서는 등 ‘포스트 4대강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한 장관은 말했다. 그는 “장마철 수해 복구가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 전국의 하천 정비 사업을 점검해 하천 너비 확장과 바닥 준설(浚渫)을 통해 수심을 깊게 하고 필요하다면 중소 규모 댐을 추가로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조만간 댐 신설과 (강) 준설 등 하천 정비가 포함된 치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보고서에는 김은경 당시 환경부 장관이 조사·평가단 구성 과정에서 재자연위와 협의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한 정황 등도 담겼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8년 11월 환경부는 보 처리 방안 마련을 위해 4대강 조사·평가단 내 전문·기획위원회를 구성했다. 환경부는 이 과정에서 이메일로 재자연위에 전문가 명단을 통째로 유출했다. 43명의 전문위 민간위원 가운데 25명이 재자연위 추천 인사로 꾸려졌다.

감사원은 당시 청와대가 환경부에 2018년 12월까지 보 처리 방안을 신속하게 결정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 감사원은 “환경부가 국정과제로 설정된 시한을 이유로 경제성 분석을 불합리하게 하고, 불공정하게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지적했다.




“중소형 댐 추가로 건설… 가뭄-홍수 대비해 물그릇 확보”


환경부, ‘포스트 4대강 사업’ 추진
“10년간 중단된 하천 정비사업 재개
내달 물관리委 보 해체 재심의 요청”
중소규모 댐 20여개 신설 거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상시 개방 및 해체 결정이 내려졌던 4대강 보(洑)를 가뭄·홍수 대응은 물론 전력 발전에까지 활용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정부에서 결정된 4대강 보 해체를 백지화하고, 지난 10년간 사실상 중단됐던 하천(지류·지천) 정비 작업과 댐 건설도 재개한다.

한 장관은 이날 감사원의 4대강 보 해체 결정과 관련한 감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감사 결과에 따라 16개 보를 모두 존치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 보 재정비 추진…“연간 8만 명분 전력 추가 생산”

충남 공주보 모습. 뉴스1

2021년 1월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금강·영산강 유역의 총 5개 보에 대해 각각 세종보·죽산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승촌보는 상시 개방 등의 결정을 내렸다. 이 보들은 실제로 해체는 되지 않고 현재 완전 또는 부분 개방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세종보는 완전 개방되면서 상류에서 흘러온 돌과 흙 등이 쌓여 현재는 수문이 기능을 하지 못한다.

감사 결과에 따른 ‘1호 후속조치’로는 2018년 1월부터 상시 개방된 세종보부터 되살릴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정밀조사를 마치는 대로 세종보를 복구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세종보뿐 아니라 공주보도 시설 노후화 등으로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16개 보 운영 상태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재정비한 보를 이후 극한 가뭄·홍수에 대응하는 물그릇으로 쓰는 동시에 소수력 발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3곳(세종보 공주보 백제보)은 발전을 아예 멈춘 상태고, 승촌보 죽산보 등 6개 보는 발전량에 제한이 있다. 한 장관은 “9개 보를 모두 정상 가동하면 연간 약 8만 명이 쓸 수 있는 수준의 전력(약 97GWh)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필요시 보의 수문을 여닫으며 수자원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추후 한강과 같은 문화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앞서 4월 ‘광주·전남지역 중장기 가뭄 대책’에서 “보 수위를 높여 4대강 영향 구간 지역에 생활·공업·농업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 신규 댐 건설 등 ‘포스트 4대강 사업’ 본격화
환경부는 4대강 보뿐 아니라 하천(지류·지천) 정비로 물 관리 사업을 확대한다. 하천 정비 사업은 2011년 이명박 정부가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을 목표로 4대강 사업 후속으로 추진했으나 2012년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의 반발로 예산 전액이 삭감돼 사업이 중단됐다. 한 장관 언급대로 하천 정비 사업이 재개된다면 사실상 ‘포스트 4대강 사업’이라 볼 수 있다.

한 장관은 “지난 10년간 하천의 폭을 넓히거나 땅을 파고, 제방을 쌓는 준설 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작업을 해서) 물길이 넓어져야 홍수 때 범람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 규모의 댐이나 보도 추가로 만들어 홍수나 가뭄 때 필요한 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신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댐 건설 관련 지자체의 수요 및 의견을 조사하고 있다. 또 예산안에 반영하기 위해 기재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댐 신설 규모로는 20개가량이 거론되고 있다.

한 장관은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자연환경도 중요하지만 우선 사람의 목숨이 안전해야 환경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자로서 4대강 보라는 좋은 물그릇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며 “수질 문제 역시 필요할 경우 오염원을 파악해 과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로 물 관리 업무가 재이관돼야 한다는 논란에는 “수해 복구가 최우선인 상황에서 부처 간 책임 공방으로 비칠까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 이르면 다음 달 국가물관리위 재심의할 듯

보 운영 정상화나 추가 활용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물관리위에서 2021년 1월 당시 의결했던 ‘금강·영산강 보 해체, 상시 개방 결정’을 재심의해서 취소나 재의결돼야 한다. 환경부는 이날 곧 국가물관리위에 재심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감사 결과가 나온 만큼 물관리위와 협의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의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음 달 중에는 (국가물관리위 재의결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결정된 보 해체 계획을 반영해 2021년 6월 발표한 국가물관리기본계획도 국가물관리위 심의를 거쳐 변경할 계획이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은 환경부 장관이 10년마다 수립하는 물 관련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한편, 이날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은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인 미호강 하천정비사업 실시설계에 준설 사업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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