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제 부진에도 헐값에 러시아산 원유를 사재기했다. 전략적 비축량을 늘리고 정유 제품을 수출하는 데 값싼 러시아 원유를 적극 활용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계산한 해관총서(세관)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이 일평균 1140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1.7%, 코로나 이전 수준 대비 15.3% 증가한 것이다.
리서치 그룹 리스타드 에너지의 석유 거래 책임자 무케시 사데브는 FT에 “중국에서 원유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미래와 잠재적 부양책을 위해 수입하는 것으로 하반기에 대한 전망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FT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세계 석유시장을 어떻게 재편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중국은 값싼 원유를 매수하고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는 두 가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위험으로 중국이 원유를 사들이고 있다는 설명도 있다. 사데브는 “중국이 지정학적 상황에 대비할 수도 있다”며 “러시아의 후폭풍 혹은 대만의 위기”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스포드에너지연구소의 미칼 메이단 중국 에너지 연구책임자는 “중국에서 확실히 외부 환경이 악화하고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러시아산 원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다른 주요 산유국들에 비해 훨씬 저렴한 면은 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사우디산 원유 단가와 비교할 때 러시아산은 2022년 말에는 배럴당 9달러, 2023년 6월에는 배럴당 11달러 싸게 거래됐다.
메이단은 “중국이 러시아에 올인할 것 같지는 않다”며 “단기적으로 사우디 공급원에서 벗어나 공급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유사들은 아시아의 다른 경쟁사에 비해 마진이 배럴당 3달러 우위를 점해 생산량을 유지하려는 강력한 동인이 있다고 시장데이터업체 케플러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중국이 값싼 러시아산 원유의 이점을 바탕으로 시장에 공급을 늘리면 한국, 일본의 정유업계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케플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