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채용 제한 이어져 "어려운 시장 상황 버티는 모습"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 바이낸스가 최근 1000명 이상을 해고한 가운데 국내 상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세 상승장이 오지 않은 침체기 속 저조한 실적이 지속되면서 ‘구조조정 한파’를 피해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들은 올해 신규 채용을 제한하거나 비용조직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다만 최근 바이낸스와 같이 대규모 감원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거래 규모 2위인 빗썸은 비수익 조직들을 먼저 정리했다. 지난달 자체 리서치센터와 정보통신(IT) 자회사 등을 잇달아 폐쇄한 것이다. 특히 두 조직 모두 출범한 지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공식 채용 역시 닫은 상태다. 빗썸은 현재 거래소 특성상 상시 채용이 필요한 ‘개발 직군’과 ‘퇴사자 공백’ 등에 한해서만 채용 중이다. 사실상 신규 채용 없이 인력 효율화에 집중하는 셈이다.
빗썸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와 자회사 폐쇄는 어려운 시장 상황을 타개하는 방식 중 하나다. 리서치센터 인력은 다른 부서로 배치했다”며 “감원 등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 역시 개발직군과 퇴사자 공백을 채우는 등 스팟성(단발성)으로 진행 중”이라며 “예전처럼 적극적인 채용은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거래 규모 1위 업비트 역시 같은 상황이다. 50% 넘게 증원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특정 직군에 한해서만 소극적으로 뽑고 있다. 앞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 전 직원 355명에서 180명(50.7%)을 추가 채용하며 535명까지 늘린 바 있다.
코인원과 코빗 또한 대동소이하다. 현재 개발 및 보안 직군에 한정해서 채용 중이며, 전체 인력 역시 지난해 규모 대비 크게 늘리지 못한 상태다. 다만 코인원은 지난 5월 시작한 채용 연계형 인턴십 채용을 추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조직 키우기 쉽지 않아”
국내 거래소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지난해 ‘크립토 윈터’ 이후 급감한 거래량에서 비롯했다. 특히 거래소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면서 실적이 급감하자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특히 최근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과 리플 승소 호재 등이 폭등장을 이끌기도 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업황에 실적 회복이 요원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이같은 채용 축소는 당분간 이어질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어 “크립토 윈터가 끝나가더라도 구조조정 한파에서 자유롭지는 않다”며 “규제 미비와 당국 압박 등도 겹친 상황에서 당분간 조직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이자 글로벌 거래규모 1위인 바이낸스는 최근 전체 직원의 12% 규모인 1000여명을 정리 해고했다. 해고 전 바이낸스 전 세계 직원은 8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 측은 해고 사유에 대해 “조직의 민첩성과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