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3살 푸바오, 韓·中 우호사절 ‘톡톡’…“잘 키워줘서 고마워” (영상)

입력 | 2023-07-21 15:32:00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20일 세 살 생일을 맞은 ‘푸바오‘가 대나무와 당근으로 만든 케이크를 먹고 있다. 2020년 7월20일 국내 최초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푸바오의 현재 체중은 약 98kg으로 3년만에 몸무게가 약 500배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 최초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福宝)’가 20일 세 살 생일을 맞았다.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생일인데, 참석 경쟁률이 100대 1에 달했다. 중국 국영 CCTV는 모바일 생중계까지 했고 한때 접속자 수가 10만명에 이르렀다. 냉랭해진 한중 관계 속에 이만한 ‘외교 자산’도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널A 영상 캡처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 살고 있는 푸바오는 2014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들여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났다. 푸바오는 한·중 간 임대 계약에 따라 4살이 되기 전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기판다’로 불리던 푸바오는 어느덧 3번째 생일을 맞았다. 2020년 7월 20일 197g으로 태어난 푸바오의 현재 체중은 약 98kg으로 약 500배 정도 성장했다.

에버랜드는 20일 판다월드에서 사전 초청한 고객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열었다. 80명이 참석할 수 있는 생일 파티에는 8000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남 김해에서 온 한 참석자는 채널A에 “아침 7시에 비행기 타고 오는데 2시간 정도 걸려서 왔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푸바오는 중국 가서도 잘할 수 있을 거야” “항상 건강하고 행복해. 안녕!”이라고 작별인사를 했다.

에버랜드 유튜브


‘판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와 송영관 사육사는 푸바오가 평소 좋아하는 대나무, 당근, 워토우 등 식재료와 꽃을 활용해 케이크를 만들었다. 푸바오는 케이크가 마음에 드는 듯 몸을 비비는 모습을 보였다.

구독자 수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의 상당수 영상은 판다와 관련된 것일 만큼 푸바오 가족은 인기가 높다. 생일파티 영상에는 “푸바오가 우리 곁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판다 한 마리가 이렇게나 행복감을 줄 줄 몰랐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중국 국영 CCTV는 자사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인 ‘양스핀(央視頻)’을 통해 파티를 생중계했다. 동 시간 접속자 수가 한때 10만 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한 유학생은 “중국이 선물한 판다를 내 자식처럼 길러주는 한국에 많은 중국인이 고마워한다”고 전했다.

한중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푸바오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애정은 변함이 없이 나타나면서 양국 외교당국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푸바오’의 세 번째 생일을 맞아 20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부부가 에버랜드와 ‘푸바오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출처: 주한 중국대사관 위챗>


지난달 ‘베팅’ 발언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하던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에버랜드를 찾아 동물원과 강철원 사육사, 송영관 사육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싱 대사는 “한국 사육사들의 노고와 정성으로 판다가족이 한국에서 잘 생활할 수 있다”면서 “판다가족은 한중 양국 국민들에게 많은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중국 대사관 홈페이지


중국대사관은 지난 11일 공식 홈페이지에 ‘푸바오: “저 언니 됐어요”’라는 제목으로 푸바오 엄마 ‘아이바오의 쌍둥이 출산을 축하했다. 대사관은 “판다 가족에 대한 한국 국민의 사랑과 보살핌에 감사한다. (새로 태어난) 아기 판다들이 이른 시일 안에 관람객들을 만나 더 많은 기쁨을 주고, 중한 우의 증진을 위해 새로운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한·중·일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판다가 3국의 민간 교류를 촉진하는 우호 사절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 매체에 말했다.

다만 외교는 외교, 판다는 판다라는 현실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연내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4년 만에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