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교권] 업무-민원 부담에 우울증 진료 늘어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교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6년간 재직 중 자살로 사망한 유초중고교 교사(교감, 교장 포함)가 76명으로 전체 사망자(687명) 중 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교권 추락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슬픈 현실이 교사들이 겪고 있는 3중고를 반영한다고 본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최근 교사들은 학생에게 매까지 맞는 교권, 존중받지 못하는 풍토, 실질 임금은 점차 감소하는데 희생만 강요당하는 사회 분위기에 무기력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를 극단적 선택으로 모는 건 학생 지도의 어려움과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급증 탓”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권 침해는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거의 매년 2500건 정도 발생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려 심의된 건수만 고려된 것이라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더욱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의료계에서도 교권 침해로 인한 교사들의 우울증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서울의 한 정신과 의사는 “직업이 교사인 환자들이 크게 늘어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걸 체감했다”며 “최근 학부모는 자녀 문제로 계속 민원을 넣고 교사들은 그런 학부모를 상대하기 힘들다고 그만둬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는 교감 선생님이 찾아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