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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라도, 이달 주담대 1조 증가

입력 | 2023-07-24 03:00:00

20일간 9390억… 코픽스 뛰었지만
부동산 반등 기대심리에 대출 늘어
가계대출 지난달 말보다 3246억↑
한은 “부동산 규제 완화 재정비를”




이달 들어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은 줄고 있지만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주택 매수심리가 회복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1조 원 가까이 불었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오름세인데도 가계대출이 석 달 가까이 증가하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5700억 원으로 6월 말 대비 3246억 원가량 증가했다. 5월(1431억 원), 6월(6332억 원)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512조3397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9390억 원 늘어났다. 은행권에선 7월 말까지 주담대 증가 폭이 6월(1조7245억 원)에 이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5221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4068억 원 감소했다.

문제는 6월 이후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는 추세인데도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 하락 국면에서 이자 상환 부담이 줄어든 가계들이 대출을 늘렸던 4∼5월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17일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달 신규 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3.70%로 5월 대비 0.14%포인트 올렸다. 이에 연동되는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21일 기준 연 4.35∼6.95% 사이로 상승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최소 0.12%포인트 오른 셈이다.

최근 주담대 잔액이 늘어난 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값이 꿈틀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등으로 주요 지역 아파트 거래 가격이 오르고 주담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달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한 한국은행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과 영향, 연착륙 방안’ 보고서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예외 대상 축소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수준별 차등 금리 적용, 만기 일시상환 대출 가산금리 적용 등을 조언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에 대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감독 행정을 통해 과도한 팽창세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미시적인 정책을 활용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