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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넘어 이차전지로… 전기차 100만대분 양극재 생산”

입력 | 2023-07-24 03:00:00

포스코퓨처엠 광양 공장 가보니
배터리원가 40% 차지 핵심원료… 세계최초로 단입자 생산해 수출
로봇자동화… CCTV 2000대 설치
리튬 재추출-생산 공장까지 보유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이 모여 있는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 전경. 축구장 75개 규모의 부지에는 포스코퓨처엠(양극재 생산),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리튬 생산), 포스코HY클린메탈(배터리 재활용) 공장이 한곳에 모여 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20일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열을 이용해 가루 형태의 양극재 원료를 딱딱하게 만드는 55m 길이의 ‘소성로’ 라인에서 나오는 열기였다. 소성로 내부에는 네모난 모양의 용기에 검은색 양극재가 마치 티라미수 같은 모양으로 담겨 있었다.

20일 최욱 포스코퓨처엠 양극재생산부장이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광양공장에서 생산 중인 단입자 양극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수명,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다.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최욱 포스코퓨처엠 양극재생산부장은 “광양공장에서 올 4월부터 세계 최초로 단입자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며 “완성된 양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 등 글로벌 고객사에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양극재 광양공장에는 철강산업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인 포스코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포스코는 갈수록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 발맞춰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기업의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극재는 연산 9만 t으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전기차 10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분량이다.

품질분석실에서는 연구원들의 작업이 한창이었다. 전체 생산 현장에서 채취한 제품 샘플 캡슐이 공기 압력을 활용한 ‘에어 슈팅’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었다. 초당 5m의 속도로 전달된 샘플의 밀도와 수분, 성분 등을 분석하고 불량이 발견되는 즉시 소재를 바꾸거나 라인을 멈춰 문제를 해결한다.

양극재 공장은 재료 투입 등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 그래서인지 공장 내부에는 직원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소성로 1개당 약 2000개의 양극재 용기를 사람이 직접 교체했지만 최근 로봇팔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였다. 약 2000대의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설비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율촌산업단지에는 이차전지의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맡고 있는 포스코의 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총 부지 규모는 축구장 75개(53만2000㎡)를 합친 규모다. 포스코 양극재 공장 바로 맞은편에는 리튬 생산을 담당하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리튬은 양극재 생산의 핵심 원료 중 하나다. 연산 4만3000t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해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덕분에 포스코퓨처엠은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해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

양극재 공장 바로 옆에는 올해부터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이 가동 중이다. 배터리 기업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원료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공장이다. 송규영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장은 “재활용해서 추출한 원료도 자연에서 채굴한 원료와 똑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로 30분 거리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력과 자원들을 공유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포스코홀딩스는 앞서 11일 이차전지 소재 사업 목표를 발표하는 ‘밸류데이’에서 “향후 3년간 그룹 전체 투자비의 46%를 이차전지 소재에 투자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 t 생산 체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광양=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