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르포] 사고 원자로 인근 방사능 위험 수준… 오염수 1000t 담은 탱크 1000여기 “어떤 나라에도 영향 없을것” 주장… 韓등 반발 여론에도 내달 시작할듯
후쿠시마=이상훈 특파원
“(오염수 방류 관련) 절차는 모두 끝난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가 방류 시기를 결정할 것입니다.”
21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한국 등 해외 취재진과 만난 마쓰모토 준이치 도쿄전력 이사는 오염수 방류 준비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 준비를 마친 뒤 처음으로 동아일보를 비롯한 해외 언론에 원전 내부를 공개했다. 도쿄전력 측은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 정화 장치, 바닷물 희석 등을 통해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이상 발견 시 10초 내 방류 중단”
도쿄전력 측은 이날 80μSv(마이크로시버트) 이상 피폭이 확인되면 취재를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을 비행기로 오갈 때 자연적으로 받는 피폭량이 100μSv 수준이라며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버스를 타고 원전 내부로 들어가자 거대한 원통 모양의 물탱크가 가득했다. ALPS 처리를 마친 오염수 탱크였다. 오염수 1000t가량이 담긴 높이 15m의 탱크가 후쿠시마 원전에 1000기 넘게 있다. 원전 부지 포화로 더 이상 내부에 탱크를 설치할 수 없는 데다 지진, 해일 발생 시 무방비로 바다로 흘러갈 수 있어 오염수를 계획적으로 조금씩 방류해야 안전하다는 게 일본 정부의 주장이다.
이날 취재를 안내한 도쿄전력의 담당자는 설비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하기 전에 분석해 방사성 물질 농도 등에 이상이 감지될 경우 2개의 긴급 차단 밸브를 통해 10초 안에 방류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 현장 인근 방사능 농도는 아직 ‘위험’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설비 공개 도쿄전력이 21일 동아일보 등 해외 언론 기자들에게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를 위한 설비를 공개했다. 사진은 폐로를 추진 중인 원전 1∼4호기의 모습.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지붕이 날아가고 내부가 부서진 채 철골이 드러난 모습이 여전하다. 후쿠시마공동취재단
도쿄전력 측은 “권위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분석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한국 등 해외 취재진에 이 시설을 공개한 것 또한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방류 시 어느 나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지를 묻자 이 담당자는 “원전 10km 밖에서부터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며 어떤 나라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가 “올여름 방류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밝히면서 한국을 비롯한 인접국들의 반발 여론에도 다음 달에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후쿠시마=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