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데뷔전서 극장골 선사 리그스컵 조별 1차전 아술 격파 구단주 베컴 “그가 끝낼줄 알았다” 르브론 제임스 등 스타들 우르르
인터 마이애미(미국)의 리오넬 메시(왼쪽에서 두 번째·10번)가 22일 크루스 아술(멕시코)과의 리그스컵 조별리그 1차전 후반 추가시간에 프리킥하는 모습. 메시가 왼발로 감아 찬 공은 수비벽을 넘긴 뒤 골문 왼쪽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 메시가 미국 무대 데뷔전에서 터트린 결승골이었다. 인터 마이애미는 2-1로 이겼다. 포트로더데일=AP 뉴시스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가 탄성을 자아내는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골을 터트리며 미국 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메시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 열린 리그스컵 조별리그 1차전 크루스 아술(멕시코)과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에 2-1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넣었다. 리그스컵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프로 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이날 마이애미에 패한 크루스 아술은 이 대회 원년인 2019년 우승 팀이다.
후반 9분 교체 투입된 메시는 49분에 프리킥으로 골문을 뚫었다. 골문으로부터 약 20m 거리인 상대 아크서클 앞에서 메시가 왼발로 감아 찬 슛은 시계 방향으로 휘면서 수비벽을 넘은 뒤 골문 왼쪽 구석을 뚫었다.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이미 골라인을 지난 뒤였다.
선수단 벤치 옆 임원석에서 경기를 보고 있던 데이비드 베컴(48)은 메시가 골을 터트리자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인 베컴은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이다. 경기 후 베컴은 “프리킥을 얻는 순간 (메시가) 끝낼 수 있겠구나 하고 곧바로 생각했다”며 “이게 내가 원했던 것이다. 오늘 밤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메시는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며 시작하고 싶었다. 운이 좋게도 마지막에 해낼 수 있어 행복하다”며 “자신감을 찾기 위해선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프로 데뷔를 한 메시는 지난 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서 뛰었고 17일 MLS의 인터 마이애미에 입단했다.
MLS에서 인터 마이애미는 23일 현재 5승 3무 14패(승점 18)로 동부 콘퍼런스 15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MLS에선 11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이 때문에 베컴은 “경기를 보는 게 고통스럽다”고 말한 적이 있다.
메시의 데뷔전을 보기 위해 미국프로농구(NBA) 간판인 르브론 제임스와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할리우드 스타인 킴 카다시안 등이 경기장을 찾았다. 제임스와 메시는 경기 시작 전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팬들은 메시의 얼굴 그림과 그 아래에 스페인어로 ‘FAMILIA(가족)’라고 쓴 대형 배너를 펼쳐 보이며 미국 무대에 입성한 메시를 환영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