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추모객이 극단 선택으로 숨진 교사를 추모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7.24/뉴스1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폭언·폭행, 학생들의 불응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교사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교사에게 ‘선생님 부모까지 오라고 해서 무릎 꿇고 빌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결혼을 미루라’는 식으로 개인적인 사안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은 25일 초등학교 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침해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 21일부터 진행됐다.
설문 결과에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A교사는 학부모 상담 날 학부모 여러 명이 찾아와 ‘올해 결혼하실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 학부모들은 ‘혹시 계획이 있으시면 방학 때 하셨으면 좋겠다. 학기 중에는 아이들 수업 결손이 생기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학부모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C교사는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학부모가 근무시간 이후인 오후 8시쯤 ‘내가 누군지 아냐. 나 무서운 사람이다’ 등의 발언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고 증언했다.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안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교사 지도에 대한 학생의 불응·무시, 폭행도 다수였다. D교사는 초등학생에게 “쌤(선생님) 하는 일이 뭐예요? 자격 있어요? XX 공무원이 나랏돈 처먹고 뭐하는 거예요? 여기 있는 이유가 뭐예요? XX”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교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99.2%인 2370명에 달했다.
교권침해 유형(복수 응답)으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49.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불응·무시·반항(44.3%) 학부모의 폭언·폭행(40.6%) 학생의 폭언·폭행(34.6%) 관리자의 갑질(18.3%) 아동학대 신고·신고 협박(10.8%) 등 순이었다.
또 교사 지도권을 위협하는 아동학대 관련 법안을 개정하고 학교폭력 업무에서 교사를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