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가 리뷰에 답글을 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노부부가 운영하는 분식점에 올라온 혹평 리뷰에 노부부가 직접 남긴 답글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다음카페 등에는 ‘배달 앱 리뷰 보는데 사장님이 연세 있어 보이면 마음 아프다’는 제목의 글과 한 분식집의 리뷰, 답글 사진 등이 올라왔다. 해당 분식집은 서울 노량진에서 노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노부부가 리뷰에 답글을 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김밥과 잔치국수를 주문한 또 다른 손님이 “휴 ㅜㅜ”라는 반응과 함께 별점 1개를 남겼고 사장은 “너무 좨송합니다. 머가 마음에 안 드셧군요. 새로 살마드렷어야 돼는대”라며 “기사분이 언제 오실지 모르니, 좨송해요”라고 사과했다.
오이냉국수 등을 주문하며 ‘오이를 빼달라’고 주문한 손님은 “오이 빼달라고 했는데 넣을 수 있는 곳에 다 넣었다. 요청사항 좀 읽어달라”며 별점 1개를 남겼고 사장은 여기에 대해서도 "너무 좨송하다“며 사과를 표했다.
손님이 칭찬 리뷰를 달아도 사장은 “항상 맛이 한결갓지는 안갰지만 맛잇개 할려고 노력한답니다. 이럭캐 저를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요새 우울한대 조은 리뷰 감사하고 고맙읍니다”라고 적었다.
사장이 적은 한 답글에 따르면 노부부는 분식집을 24년 정도 운영했지만 겨우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배달 앱을 활용하면서 운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리뷰를 너무 잘 써주신 거 알아요. 눈물이 핑 돌앗어요”라고 적었다.
노부부가 리뷰에 답글을 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어 “할머님 혼자 하시는데 기다릴 수 없으면 취소하고 가시면 된다. 조금 기다리다가 안 나오냐고 막 재촉하고 신경질 내는 분들을 몇 번 봤다”며 “할머님이 계속 미안해하시고 당황해하신다. 어떤 사람들은 장사하는데 제대로 준비 안 됐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도 있겠지만 조금 이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안타까우면서도 눈물이 난다”, “우리도 언젠가 모든 게 느려지고 서툴어지는 날이 올 텐데 좀 더 배려해 드리자”, “디지털 주문에 익숙지 않을 텐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사시는 분들인데 갑질하는 사람들 없었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