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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경험 살려 지역사회 문제 해결”

입력 | 2023-07-26 03:00:00

경기도 ‘베이비부머 프런티어’
중장년층 미취업자 425명 선발
돌봄, 기후·환경, 디지털 분야 등
사회에 재능 나누며 노후 준비도



경기도가 2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도청 대강당에서 개최한 ‘베이비부머 프런티어’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베이비부머 프런티어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경기도 제공


중소기업에서 34년 동안 근무하다 퇴직한 신모 씨(65)는 최근 상가 경비일을 시작했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등을 합쳐 월 200만 원 정도 수입이 있지만 부모님 병원비와 생활비, 늦둥이 대학 등록금을 모두 충당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 씨는 “주변을 봐도 노후준비가 잘된 사람은 찾기 어렵다. 대부분 자녀 뒷바라지를 하거나 부모님을 모시느라 허덕거린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신 씨 같은 ‘베이비부머’를 돕기 위해 25일 ‘베이비부머 프런티어’ 발대식을 열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중장년의 경험과 경력을 활용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도 만들자는 취지다. 경기도 관계자는 “단순한 공공일자리가 아닌 공동체 가치 확산을 위한 개척자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프런티어’란 명칭을 붙였다”고 말했다.



● 3개 분야 425명 선발, 월 65만 원 지급
도는 지난달 50∼69세 중장년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돌봄 △기후·환경 △디지털 등 3개 분야에서 지원을 받아 총 425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월 최대 57시간 활동하고, 약 65만 원을 받게 된다.

먼저 돌봄 분야에선 정리수납 과정을 수강했거나 육아·가사 등에 경험이 있는 중장년 168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2인 1조로 장애인과 홀몸노인 등을 방문해 정리와 수납을 돕는 역할을 한다. 또 장애인 복지관, 보육원 등 복지시설 환경 정비를 맡는다. 돌봄 분야 프런티어로 뽑힌 이재선 씨(68)는 “회사 다니는 동안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30여 년간 봉사활동을 했다”며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후·환경 분야의 경우 폐자전거를 수리해 필요한 이웃에게 기부하거나 폐자전거 부품을 재활용해 업사이클 제품을 제작하는 ‘자전거 업사이클링’ 분야에서 45명을 뽑았다. 반려동물 민원이 많은 공원과 산책로에서 ‘반려동물 배설물 가져가기’ 등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정착 캠페인을 진행하는 ‘펫티켓 지킴이’도 73명 선발했다. 희망자에 한해 올 11월 여주시 경기반려마루에서 ‘반려동물 펫시터’ 등 전문가 양성 과정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디지털 분야에선 유튜브 채널 등을 활용해 지자체의 중장년 사업을 홍보하고 도내 축제나 마을을 소개하는 ‘미디어 홍보단’ 46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2인 1조로 매달 3분짜리 유튜브 3편을 만들게 된다. 미디어 홍보단으로 뽑힌 박찬기 씨(51)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흑백 사진과 비디오테이프 등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 휴대전화에 저장할 수 있도록 돕는 ‘추억 복원단’ 93명도 도내 노인복지관 62곳 등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 기회센터 열고 체계적·전문적 지원
도는 올 4월 부천시에 교육장과 회의실, 개별상담 공간을 갖춘 ‘경기도 베이비부머 일자리 기회센터’(252㎡, 약 76평)를 열었다. 이곳은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중장년 일자리 찾기를 돕는 역할을 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베이비붐 세대는 그동안 정책의 사각지대였다”라며 “경기도는 이들이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