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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하루 4만명 확진… 휴가철 독감까지 확산세

입력 | 2023-07-26 03:00:00

4만명 확진은 6개월만에 처음
바깥활동 늘고 면역력 저하 영향
美-英서도 환자 증가 등 재유행
“병원-요양시설 마스크 계속 써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르면 8월 중순으로 계획한 방역 완화 조치를 예정대로 시행할 방침이지만 병원과 노인요양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만큼은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주일(18∼24일) 일평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880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18일부터 엿새 연속으로 4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하루 확진자가 4만 명을 넘은 건 올해 1월 17일(4만169명) 이후 6개월 만이다.

무엇보다 확진자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다. 직전 한 주(11∼17일) 일평균 2만7955명이었던 신규 확진자가 38.9%나 증가했다. 감염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6월 셋째 주(18∼24일) 이후 4주 연속 ‘1’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1 이상이면 당분간 유행이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 같은 확산세는 지난달 1일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해제되고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깥 활동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겨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 참가자의 면역 효과도 줄어들 시점이 됐다.

확진자 집계를 중단한 해외에서도 표본 감시를 통해 재유행이 확인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주 “응급실 방문 환자와 하수 검사를 종합한 결과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19 증가세가 전국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 공공보건국도 이달 8∼14일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전주 대비 22.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선 병원에선 환자가 입원 중 확진돼 격리 병상으로 옮기거나, 의료진 확진으로 일손이 부족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를 꺼리는 ‘숨은 환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유행 규모는 공식 집계의 최소 2배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휴가철 활동 증가는 인플루엔자(독감) 등 다른 감염병 유행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 표본 감시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이달 둘째 주(9∼15일) 기준 16.9명으로 3주 연속 증가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중환자 병상 등 의료 대응에 여유가 있다고 보고 ‘2단계 일상 회복 조치’를 8월 중순경 시행할 방침이다. 2단계에서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 대다수 나라처럼 코로나19 감시가 표본 감시로 바뀌고 병원이나 요양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최근 코로나19와 독감의 확산세를 감안해 고위험 환자가 밀집한 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만큼은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기저질환을 지닌 고령층에선 위협적인 질병이다”라며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의료기관의 권고에만 맡기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