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교권] “학폭 가해학생 부모, 내딸 협박” 주장 경찰, 숨진 서초구 교사 폰 포렌식 수사
“잠깐만요. 제 딸도 똑같이 죽었습니다. 제발 같이 조사해 주세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기자회견장. 한 중년 남성이 일어나더니 오열하며 “내 딸의 억울한 사연도 좀 들어달라”고 소리쳤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교원단체 등과 교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남성은 “딸이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였는데 서초구 학교 사건과 거의 동일하다. 지난해 7월 병가를 내고 지내다 6개월 전 죽었다”며 “우리 딸도 같은 선생인데 꽃 한 송이도 못 받고 죽었다. 같이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 남성은 취재진에게 “(학교폭력) 가해 학생 부모가 우리 딸에게 ‘다시는 교단에 못 서게 하겠다’ ‘옷을 벗기겠다’ ‘콩밥을 먹이겠다’ 등의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서초구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이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학부모의 민원과 갑질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교사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을 제출받아 포렌식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