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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나누는 삶’ 실천해 온 50대, 5명 생명 살리고 하늘로

입력 | 2023-07-26 09:42:00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남과 나누는 삶’을 좌우명으로 삼고 기부와 봉사활동을 실천해 온 50대 여성이 삶의 마지막 에서도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지난 6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권은영 씨(51)가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을 실천하고 밤하늘의 별이 되어 떠났다”고 26일 밝혔다.

권 씨는 지난 7월 1일 운동 중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이후 권 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여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 명 환자의 건강 회복에 희망을 전했다.

권 씨는 앞서 2021년 7월 장기기증희망등록을 하고 가족들에게 “죽으면 가지고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모든 것을 다 베풀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베푸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을 딸의 이름에 담아 지을 정도로 늘 어려운 사람을 돕고 베푸는 삶을 살았다. 가족들은 이러한 권 씨의 평소 삶과 기증에 대한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에 동의했다.

권 씨는 ‘남과 나누는 삶’을 좌우명으로 삼고, 언제나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도움을 줬다. 아프리카 후원 및 연탄 나르기, 장애인 센터에 가서 책 읽어 주기 등 여러 봉사활동을 가족과 함께하며 가진 것을 나누면 희망이 되고, 나에게도 행복이 된다는 것을 몸소 실천했다.

전북 전주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권 씨는 밝고 성실하며 창의적인 성격으로 책 읽는 것과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공부하고 대학 기자로 사회 정의를 위해 노력하며, 총학생회장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했다. 대학교 졸업 후에는 삼성 SDS 인사팀에서 근무하며 일본에서 연수를 하던 중 남편을 만나 결혼해 1남 1녀를 두었다.

권 씨의 딸 김시아 씨는 “엄마가 나와 동현이에게 가르쳤던, 남들에게 베풀고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마음 잘 간직할게. 우리 걱정 너무 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도 멋진 삶 잘 살았으면 좋겠어. 엄마, 사랑해. 그리고 보고 싶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나에게 풍족한 것을 나누는 것도 힘들지만, 나에게 소중한 것을 나누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평생을 어려운 이들을 위해 헌신한 권은영 님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희망을 나누고 가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