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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 기술 FDA 승인으로 경쟁력 인정… 자체 생산 역량 확보

입력 | 2023-07-27 03:00:00

[강소기업이 미래다] ㈜루트락




㈜루트락 천안 공장 전경. 루트락 제공

국내 의료 기기 시장은 9조1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연평균 8.1%씩 고성장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당 분야에서 주요 제품군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국산품에 대한 시장 니즈가 높아지는 가운데 ㈜루트락이 인공관절 부문을 중심으로 국산화율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루트락은 인공 무릎관절 및 척추 임플란트를 제조하는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2018년 9월 인공 무릎관절 제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취득하며 시장에 이름을 각인했다. 해당 제품군 FDA 승인은 국내 기업 중에선 두 번째로 달성한 성과다. 루트락은 이후 2021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과 시장성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최근엔 미국 기업 프로그레시브와 기술 제휴를 통해 인공 고관절(엉덩관절) 제품을 만들고 이에 대한 FDA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확대되는 인공관절 시장에서 확고한 차별화 전략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슬관절(무릎관절) 분야 경쟁력 인정받아
정형외과 의료기기 글로벌 시장 규모는 483억 달러(약 62조 원)로 추정된다. 이 중 70%가 인공관절과 척추 임플란트가 차지하고 있다. 해당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세계 인공관절 시장은 연평균 5.5%씩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시장에서 루트락은 생체 역학 기술과 인체 공학 기술이 융합된 인공슬관절(상표명 CentLoc)에 대해 FDA 승인을 획득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루트락의 주력 생산품인 인공관절은 정상 관절과 비슷한 마찰력과 모양 및 기능을 갖춘 인공 보철물로서 퇴행성관절염, 류머티즘관절염, 외상, 노인 골절 등으로 손상된 관절을 대체해 관절 원래의 기능을 복원할 수 있는 제품군이다.

인공 무릎관절. 루트락 제공

루트락 인공관절 제품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장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기업 부설 연구소 연구진이 있다. 루트락 박종진 대표는 “국내외 전문의 개발진과 자문단, 산학 협력을 통한 최고 경쟁력을 가진 연구개발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정형외과 의료기기 전 품목에 대해 신제품 개발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루트락 인공슬관절 제품은 굴곡(Curve) 디자인으로 마모가 적으며 최적의 접촉력(Contact stress)이 나오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루트락 제품은 고정 나사못 없이 인체 밀착력을 높이고 기계적 성능도 유지되도록 대퇴골 치환물을 제작했다. 고정 나사못은 장기적인 사용과 과도한 움직임으로 인해 괴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대퇴골 치환물은 이를 낮춰준다는 게 루트락 측 설명이다.

㈜루트락은 인공 무릎관절 및 척추 임플란트를 제조하는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사진은 루트락 천안 공장 내부.

루트락 제품은 대퇴부 절단면과 슬개골 치환물의 움직임 상관관계 연구를 통해 충돌이 최소화되도록 제작한 점도 특징이다. 모든 운동 반경에서 간섭 없이 움직이며 이때 탈구 거리 범위를 최소화해 마찰 충격으로 인한 환자의 고통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품을 설계했다. 또한 무릎 굽힘 반경이 과다한 좌식 생활을 하는 한국인의 체형에 맞춰 최대 굴곡에서도 경골 삽입물의 충격 완화와 내구성 향상에 집중했다.

또 경골 치환물을 삽입할 때 충격을 줄이고 회전을 막기 위해 최대 접촉 면적을 유지하면서 날개폭을 넓혀 최대 접합력을 갖도록 제작됐다. 이를 통해 탈구 현상을 방지했다. 여기에 루트락 제품은 갈고리 형태로 설계돼 결착력이 강화된 점이 특징이다. 이와 동시에 수술 과정에서 경골 삽입물과 경골 치환물이 쉽게 결합되도록 고안돼 수술의 편의성을 높였다.


자체 생산 역량… 공급망 확보 및 원가경쟁력 갖춰

㈜루트락은 인공 무릎관절 및 척추 임플란트를 제조하는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사진은 루트락 천안 공장 내부.

연구 역량에 생산 역량까지 더해지면서 회사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회사는 2021년 설립한 천안 공장을 중심으로 주력 제품군 연간 200억 원 규모의 생산력을 확보했다. 해당 공장은 대지 3306㎡에 공장 규모 825㎡로 구축돼 있다.

자체 생산 공장 준공으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및 원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의료기기 전 제품에 대한 라인업 완성과 정형외과용 전 제품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자체 공장을 준공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매년 판매 품목 확대로 매출을 계단식으로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루트락은 척추 임플란트(추간체 고정재) 관련 제품도 지난해 2분기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경추, 흉추, 요추 등 척추의 모든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척추 임플란트 제품을 다룬다.

또한 관계사 L&K바이오메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척추 임플란트 핵심 제품 익스팬더블 케이지의 국내 독점판매권 확보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척추 임플란트는 정형외과 의료기기 시장 중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의료용 세정기. 루트락 제공

루트락은 의료 소모품 사업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항균 골 시멘트도 회사의 신규 사업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이는 인공관절을 생체에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항생 물질을 포함해 관절 수술 후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수입품을 국산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의미도 있는 분야다.

방사선 차폐기 제품도 지난해 11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엑스레이 발생 장치와 이미지 디텍터 부분을 덮을 수 있도록 커버 형태로 씌우는 장비다.

여기에 루트락은 자동 봉합기인 의료용 스테이플러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 출시돼 있는 제품은 피부만 봉합 가능하나 루트락이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피부뿐만 아니라 근육, 인대, 장기 및 체내 조직을 쉽고 빠르게 꿰맬 수 있다. 체내에 흡수되는 생분해성 물질의 결착핀을 이용한 흡수성 자동 봉합기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루트락의 복강경용 스테이플러는 세계 최초로 특허를 취득해 상용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루트락은 인공 무릎관절 및 척추 임플란트를 제조하는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사진은 루트락 천안 공장 내부.

루트락은 해당 제품이 상용화가 되면 봉합사와 피부용 자동 봉합기 시장을 일부 대체해 상용화 5년 뒤에는 글로벌 기준 1000억 원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30년간 인공관절 분야 집중… 미국 이어 아시아 시장 공략”



박종진 루트락 대표 인터뷰



루트락을 이끌고 있는 박종진 대표(사진)는 서울시립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대웅제약 인공관절사업부장과 동아제약 의료기기사업부장을 거쳐 현재까지 총 30여 년에 걸쳐 인공관절 분야 전문가로 업계에 이름을 알려왔다.

2014년 루트락 설립 이후 독자 기술 개발을 통해 2021년 국내 기업으로선 두 번째로 인공 무릎 관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취득했다. 벤처기업으로선 최초 사례여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제품 센트락은 국내 대학병원과 정형외과 전문병원 등에서 쓰이고 있다.

FDA 승인과 국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 진출 계획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루트락 경영진은 관계사 L&K바이오메드 현지 법인과 협업 형태로 2023년 말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인공관절 시장은 미국 시장이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사업 확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시장은 글로벌 인공관절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자 인공관절 병원 수가는 국내 건강보험 수가 대비 최소 5배 이상 높아 수익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 인구의 절대다수가 거주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루트락은 최근 126억 원 규모의 인공슬관절 인도네시아 수출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박 대표는 “루트락 업무는 전문성이 강한 분야로 직원들에게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7월 4일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박 대표는 “우리 직원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라며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현재 회사는 2년 내 코스닥 이전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인공관절 건강보험 수가가 시장 원리와 달리 내려가는 불리한 환경 속에 처해 있다”면서도 “의료기기 국산화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이뤄내겠다”라고 다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