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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비행기 안에서 ‘응애’하고 우는 아기 소리…韓 관광객 보며 행복했다”

입력 | 2023-07-29 10:00:00

칼 T.C. 구티에레즈 괌 관광청장 인터뷰



칼 T.C. 구티에레즈 괌 관광청장.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지난해 12월, 괌 여행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칼 T.C. 구티에레즈 괌 관광청장은 괌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아, 한국 손님들이 오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비행기가 마치 유치원이 된 것 같았죠. 4시간 30분 비행이 짧다면 짧지만, 아이들은 힘들 수 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부모에게 투정 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저는 좀 행복했습니다. 한국 관광객이 다시 괌을 찾는다고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신이 나더군요.”

구티에레즈 관광청장은 1시간 정도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 관광객들을 향한 애정을 멈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2019년에 괌을 찾은 한국인들은 약 75만 명이다. 괌 관광객 중 45%를 차지하는 수치다. 게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 7일까지 괌을 찾은 관광객 44만 명 중 한국인은 62.7%(27만 6143명)이다. 이는 괌에 있어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코로나19와 태풍 ‘마와르’로 인해 관광 산업이 주춤했지만 휴가철을 맞이한 한국 관광객들은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구티에레즈 관광청장은 말했다. 그는 “회사를 오가며 놀러 온 한국인들을 보고 있다”며 “그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태풍 이후 빠른 속도로 주요 관광지가 정상화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구티에레자 관광청장은 “우리는 태풍에 익숙하다”며 “이번 태풍은 조금 오래 머물다가 가서 피해가 컸지만, 우리는 늘 천재지변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괌 관광청 관계자 역시 “미국은 건물을 지을 때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건설이 가능하다”며 “괌 같은 경우 지진 등이 자주 일어날 수 있어 본토보다 더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건물 자체를 튼튼하게 짓기 때문에 이번 태풍에 큰 피해는 없었다. 인명피해도 없었다”고 했다.

칼 T.C. 구티에레즈 괌 관광청장.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구티에레즈 관광청장은 한국 교민 사회에도 큰 감사를 전달했다. 그는 “관광객들이 음식, 의약품 등이 떨어졌을 때 교민들이 필요한 물품 등을 챙겨줬다고 들었다”며 “어떤 분들은 자신의 집에 머물게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특히 김인국 주하갓냐 출장소장께서 관광객들이 하루빨리 고국에 돌아갈 수 있게 큰 힘을 쓰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티에레즈 관광청장은 이번 태풍 피해를 계기로, 괌에 이 같은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관광객들이 괌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관광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 각각 2만 5000달러(약 3200만 원)를 지원했으며, 태양광을 이용한 가로숫길 정비사업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혼자서 여행하는 트렌드가 있다고 들었어요. 괌은 워낙 여행하기 안전한 곳이라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아요. 하지만 순찰 등을 강화해 관광객들이 더욱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괌에서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도 가능하게 할 겁니다. 혼자 오셔서 괌의 매력을 느끼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거라 생각해요.”

구티에레즈 관광청장은 ‘글램핑’ 프로그램 등 여러 액티비티를 구상 중이다. 하지만 괌 관광의 핵심인 ‘자연의 아름다움’은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에메랄드빛의 바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 이런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괌은 축복받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저 괌 자체를 느끼시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 될 겁니다.”

괌=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