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 궤도장갑차. 2022.5.29/뉴스1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래형 궤도 장갑차인 ‘레드백(Redback)’을 호주에 수출할 게 유력시된다. 호주 정부의 보병전투차량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독일과 미국 등 글로벌 선진 업체를 제치고 국내 처음으로 해외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기획된 무기가 수출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군 현대화 사업인 ‘LAND 400 Phase3’ 보병전투차량 최종 후보 2개 중 레드백이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날 호주 현지 매체 ABC뉴스는 “한화가 독일의 라인메탈을 제치고 60억 호주달러(약 5조2000억 원) 계약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업은 호주군이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교체하기 위한 것이다. 계약이 체결되면 호주군은 2027년 하반기(7~12월)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 배치한다. 이번 사업에는 글로벌 선진 방산 기업인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에이잭스’, 영국 BAE시스템스의 ‘CV90’,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크스’가 레드백과 경쟁했고 2019년 9월에 레드백과 링크스 등 2개 기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레드백에는 이스라엘 방호 전문 업체인 플라산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특수 방호 설계 및 강화 구조가 적용됐다. 차량 하부 공간에는 특수 설계된 폭발 충격 완화 장치를 추가로 장착했다. 복합소재 고무궤도를 장착하면서 주행 성능과 내구성이 크게 향상됐고 진동과 소음은 대폭 줄였다. 차량 내부에서도 외부 360도 전 방향 감시가 가능한 특수 헬멧 등 최첨단 센서와 최신 기술이 집약된 T2000 포탑이 탑재된다.
이번 레드백 수주전 성공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뒷받침됐다. 방위사업청과 육군은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 운용’의 일환으로 지난해 4, 5월 레드백을 시범 운용함으로써 △기동성 △운용 편의 △전술 운용 등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입증해 보였다. 국가안보실도 대통령 직속의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를 설립하고 수출 지원에 나섰다.
계약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절롱에 건설 중인 공장 H-ACE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H-AC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인 헌츠맨 AS9과 탄약 운반차인 AS10을 생산하는 곳으로 2024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지난해에도 폴란드에 자주포 K9과 다연장 로켓 천무 수출을 성공시켰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 1조7981억 원, 영업이익 83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방산 사업부문에서 올해 4월 합병한 한화방산 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 6001억 원, 영업이익 2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 58% 증가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