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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만의 한·미 금리 최대 격차…원·달러 환율 어디로

입력 | 2023-07-27 17:03:00

FOMC 금리 0.25%p↑…한·미 금리 2.0%p로 확대
원·달러 1270원대서 등락
미 긴축 종료 안도에 연말 1200원 초반 등락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차가 22년 만에 역대 최대인 2%까지 벌어지며 원·달러 급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인식이 높아진데 다 최근 국내 경기 회복세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개선으로 원·달러가 되레 1200원 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25~26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3.5%)와 미국(5.25~5.5%) 금리 차는 역대 최대인 2.0%포인트로 확대됐다.

금리 역전차가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외환 시장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높다.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보다 낮으면 외국인 투자 유인 감소에 원화 약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시장은 1260~1280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20(0.25%) 오른 1277.7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1개월 전보다는 1.74%, 3개월 전에 비해서는 4.51%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금리차 확대에도 원·달러가 치솟지 않는 이유로는 7월 FOMC를 끝으로 연준의 긴축 사이클을 종료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이 꼽힌다. 웰스파고는 “정책금리가 5%를 상회하고,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며 추가 긴축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부터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정책금리 5.25~5.50%를 정점으로 생각하며 내년 3월 25bp 인하 전까지 동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한미 금리 역전차는 다시 좁혀지게 된다.

최근 금리 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는 점도 있다. 한은에 따르면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최대 1%포인트로 벌어졌던 2006년 8월부터 2007년 9월 사이 원·달러 환율은 되레 3.1% 떨어진 바 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차이는 무조건 환율을 결정 짓는 게 아니라 하나의 요인일 뿐”이라며 “최근에는 환율 결정의 주요 이슈가 수출 증가에 여부에 따른 무역 수지 쪽으로 넘어갔다”고 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수차례 환율이 금리 차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7월 금통위에서 그는 “미국의 긴축 기조에도 우리 반도체 경기가 나아지며 외국에서 채권도 들어오고 외화 수급 사정도 개선되는 등 환율 방향이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한·미 금리 차이가 1% 내외였던 지난해 4분기 외국인의 증권 투자 자금은 85억 달러를 보였지만, 1.25%포인트로 확대된 올해 1분기에는 되레 150억 달러로 늘었다. 1.75%포인트로 늘어난 2분기에는 182억 달러로 더 증가했다. 달러 공급이 늘며 원·달러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국내 경기 개선세가 뚜렷해지는 연말로 갈수록 원·달러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말께 1200원 초반대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환율 상승 압력보다는 하방 압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변수라는 의견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원화 가치를 좌우하는 게 수출인데, 제조업 수요가 반등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