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대전충청취재본부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국민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휴가 예정지를 조사한 결과 동해안권이 24.2%로 가장 많고, 남해안권(19.6%), 서해안권(11.1%), 제주권(10.1%) 순으로 나타났다.
서해안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훨씬 수월해졌는데도 동해안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내에서 가장 긴 보령해저터널 개통과 당진 서산 태안 홍성 보령 서천 등 충남 서해안 지역 자치단체의 다양한 관광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행자 마음을 끌기엔 부족했던 모양이다.
본보 7월 12일 자에 서해안 오징어 1마리가 7000원, 동해안에서는 3만 원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올해 서해안에서는 오징어가 풍어, 동해안에서는 어획량이 줄어든 때문이다.
이럴 땐 여행의 추세, 동기를 따져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숙소 예약 플랫폼인 ‘부킹닷컴’이 지난해 전 세계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행지를 선택하는 요인으로는 청결도, 엔터테인먼트, 문화, 해변, 예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아름다운 자연경관, 안전성, 친절도, 현지의 음식도 주요 요인이었다.
여행 욕구를 자극하는 요인도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다. 새로운 장소, 먹어보지 않은 음식에 대한 열망,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 등이 작용한다. 여행자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충족시키려는 노력은 곧 효율적인 관광 전략이 된다.
그렇다면 ‘만년 3위’ 충청지역, 그것도 서해안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여행지를 선택하게 하는 요인(청결, 엔터테인먼트, 문화, 해변, 음식)에 대한 충청지역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대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해변 같은 자연환경이나 문화유산 등은 쉽게 개선하거나 바꿀 수 없는 ‘운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는 해당 지역의 주민, 자치단체, 관련 업계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
이기진·대전충청취재본부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