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자와 가해자를 모두 대리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2명이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당사자를 동시에 변호하는 ‘쌍방대리’는 변호사법에 따라 금지돼 있다.
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1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정모 변호사와 박모 변호사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같은 법무법인 소속이었던 정 변호사와 박 변호사는 2021년 발생한 성범죄 사건에서 각각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리했다. 피해자 A 씨는 “피의자 측이 큰 금액에 합의를 제안했다”는 정 변호사 말에 따라 가해자 B 씨 측으로부터 합의금을 받았다.
A 씨는 “합의금을 받아도 조사는 계속된다”는 정 변호사 말을 믿고 경찰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고 사건은 불입건으로 종결됐다. 이후 자신을 대리한 변호사가 상대방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 소속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두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