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수출용 기획-개발 무기 美-獨-英 등 글로벌 선진업체 제쳐 최종계약땐 4년뒤 129대 순차배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래형 궤도 장갑차인 ‘레드백(Redback·사진)’을 호주에 수출할 게 유력시된다. 호주 정부의 보병전투차량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독일과 미국 등 글로벌 선진 업체를 제치고 국내 처음으로 해외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기획된 무기가 수출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군 현대화 사업인 ‘LAND 400 Phase3’ 보병전투차량 최종 후보 2개 중 레드백이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날 호주 현지 매체 ABC뉴스는 “한화가 독일의 라인메탈을 제치고 60억 호주달러(약 5조2000억 원) 계약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업은 호주군이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교체하기 위한 것이다. 계약이 체결되면 호주군은 2027년 하반기(7∼12월)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 배치한다. 이번 사업에는 글로벌 선진 방산 기업인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에이잭스’, 영국 BAE시스템스의 ‘CV90’,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크스’가 레드백과 경쟁했고 2019년 9월에 레드백과 링크스 등 2개 기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정부도 이번 수주전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했다. 방위사업청과 육군은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 운용’의 일환으로 지난해 4, 5월 레드백을 시범 운용함으로써 △기동성 △운용 편의 △전술 운용 등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입증해 보였다. 국가안보실도 대통령 직속의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를 설립하고 수출 지원에 나섰다.
계약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 건설 중인 공장 H-ACE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H-AC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인 헌츠맨 AS9과 탄약 운반차인 AS10을 생산하는 곳으로 2024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