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조선(33)이 28일 오전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이날 조선은 취재진에 “죄송합니다”라고 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신림동 흉기 난동’ 범인 조선(33)에 대해 “전형적인 ‘묻지마 살인’의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무차별적인 흉기 난동으로 살인이 발생한 것이므로 합리적인 동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마지막 순간, 흉기 난동을 부린 다음 계단에 앉아서 체포될 때까지 편안하게 쉬는 모습이 눈여겨봐야 될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씨는)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높다”며 “언론에서 마이크를 들이대자 사전에 미리 준비한 듯 이야기를 했다. 이 사람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한 지점은 센세이셔널 한 범죄 끝에 일종의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게 아마 뿌리 깊은 열등감을 해소하는 방식이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수사 단계에서 외관상의 취약점 때문에 열등감이 있었다. 이런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계속 진술이 번복되면서 결국에는 ‘키 작아서 살인을 했다’ 이런 얘기까지 나온다. 일반적인 사고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터무니없는 범행 동기, 어떻게 보면 가장 전형적인 ‘묻지마 살인’의 특징이다. 극도로 반사회적이고 터무니없는 동기로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이런 행위는 꼭 단죄돼야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이런 식으로 자신의 억제된 부분이 해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공유하게 되면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가 어렵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서울 관악경찰서는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 등 혐의를 받는 조 씨를 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경찰은 그가 범행 10분 전 흉기를 훔친 뒤 신림역에 도착하자마자 범죄를 저질렀고, 범행 전날 본인의 스마트폰을 초기화하고 컴퓨터도 부수는 등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 전 살해 방법과 급소, 사람 죽이는 칼 종류 등을 검색했다”고 진술했다. 또 지난달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입원’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