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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바지춤에 넣고 상의로 ‘쓱’…조선 범행 10분전 마트 CCTV 보니

입력 | 2023-07-28 13:55:00

서울 관악구 신림동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조선(33)이 지난 21일 범행 전 서울 금천구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집어 들고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채널A


서울 관악구 신림동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조선(33)이 범행 전 흉기를 훔치는 모습이 공개됐다.

24일 채널A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경 신림동 길거리에서 조선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 서울 금천구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훔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도했다.

조선은 당일 정오경 거주지인 인천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 금천구 할머니 집을 방문해 1시간 정도 머물렀다. 이어 오후 1시 57분경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인근 마트에 들어섰다.

조선이 흉기를 바지춤에 꽂고 상의를 내려 숨기고 있다. 채널A

곧장 주방용품 코너로 다가간 조선은 흉기 두 자루를 집어 들고 유심히 쳐다보는 모습이다. 그는 주변을 살피며 마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더니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재빠르게 흉기를 바지춤에 꽂고 상의를 내려 숨긴다.

흉기를 숨긴 조선은 컵라면을 집었다가 내려놓더니 범행과는 전혀 관련 없는 물건을 들고 와 계산했다. 오후 2시경 마트에서 나가 70여m를 걸어간 뒤 택시를 잡아타고 신림역 인근을 찾았다. 훔친 흉기 두 자루 중 한 자루는 택시에 두고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이 흉기를 훔친 뒤 마트에서 나가고 있다. 채널A

범행 후에는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가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앉아 출동한 경찰을 향해 “열심히 살아도 안 되더라. X 같아서 죽였다”고 여유로운 표정과 태도로 말했다. 조선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6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조선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이날 조선은 취재진에 “죄송합니다”라고 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조선은 28일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이날 오전 7시 3분경 관악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낸 조선은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예”라고 답했다.

경찰은 조선이 범행 10여 분 전 흉기를 훔친 뒤 신림역에 도착하자마자 범죄를 저지른 점과 범행 전날 본인의 스마트폰을 초기화하며 컴퓨터를 부순 점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해 왔다. 조선은 범행 약 한 달 전 인터넷에서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을 검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날 검찰은 조선을 수사할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전담수사팀에는 검사 4명이 투입되며, 형사3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한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