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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주인 기다리며 12일간 그자리에…산사태 집터 지킨 개 (영상)

입력 | 2023-07-28 15:45:00


지난 15일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인을 잃은 개가 12일 만에 동물단체에 구조됐다.

이 개는 지금까지 주인을 기다린듯 집터 인근에 머물러 있었다.

(동물권단체 케어 인스타그램)

28일 동물권단체 ‘케어’ 등에 따르면 최근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 야산의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터에서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개를 지나가던 주민이 발견했다.

(동물권단체 케어 인스타그램)


개는 10일 이상 굶주려 앙상하게 야위어 있었다. 다리는 부러져 있었고 배에도 깊은 상처가 있었다.

과거에 까칠한 성격이었다는 개는 풀이죽은 채 있었고, 다가온 주민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 주인은 60대 여성으로, 지난 15일 오전 5시경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숨졌다. 여성이 키우던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는 죽고 1마리는 부상을 입은 채 살아남았다.

(동물권단체 케어 인스타그램)


케어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집이 무너지고 동료가 죽고, 반려인들까지 사망하는 등 큰 충격을 겪었으면서도 제집을 찾아 다시 돌아가 있었나 보다”라며 “덜렁거리는 다리를 끌고 그 높은 야산에 있던 제집을 다시 찾아간 봉화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반려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라고 추정했다.

전날(27일) 현장을 찾은 케어는 개를 치료하기 위해 서울로 데려왔다. 이름은 ‘봉화’라고 지어줬다.

신고한 주민은 “숨진 주인이 생전에 개들을 많이 예뻐했다”며 “마음이 무거웠는데 고인이 아끼던 강아지를 살려 다소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