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privacy)’는 보호받아야 하는 개인 고유의 권리를 의미합니다. 사생활의 경우 개인이 가지는 사적인 시간 및 공간에 대해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보호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프라이버시는 흔히 인터넷과 컴퓨터 등 디지털 공간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성격을 지닙니다.
또한 경우를 고려하지 않고 보호하는 사생활과 달리, 프라이버시는 개인정보를 공개할지, 공개하지 않을지 선택할 수 있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계정은 개인정보의 집합체, 핵심적으로 보호해야
2중인증은 로그인할 때, 동일한 계정이 연동된 다른 기기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애플 기기 간의 이중 인증 예시 / 출처=애플코리아
계정 암호는 복잡하게 하고, 2중 인증도 꼭 활용하길 권장합니다. 또 내가 자주 사용하는 PC라도 로그인이 유지되지 않도록 설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만약 로그인이 유지되게 설정돼 있으면, 스마트폰이나 PC 윈도 잠금 등을 해제하는 것만으로 내 프라이버시가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이라면 페이스ID나 지문인식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패턴은 기억나는 한에서 복잡하게 설정하는 게 좋습니다.
암호화된 메시징 앱 사용도 방법
국내에서는 사용자 대부분이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활용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문자, 메시지 내용을 읽는다거나 유출하는 형태로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기도 합니다. 이를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서는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대안입니다. 텔레그램은 기업이나 정부 등 제3자로부터 개인 대화를 보호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메신저로, 모든 대화가 암호화로 전송돼 제3자가 탈취하더라도 해독하기가 어렵습니다.텔레그램은 일반 메신저보다 훨씬 안전한 비밀 대화가 가능합니다 / 출처=IT동아
또한 비밀 대화를 스크린샷으로 촬영할 경우, 상대방에게 알림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니 일반 메신저보다 한결 안전합니다.
인터넷 검색 결과 보호하는 ‘시크릿 모드’
인터넷 웹브라우저는 인터넷 콘텐츠를 읽고 보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그램 또는 앱입니다. 구글 크롬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애플 사파리, 네이버 웨일 등이 대표적인 웹브라우저입니다. 모바일 크롬이나 삼성 인터넷 등도 스마트폰에서 사용한다는 점만 다를 뿐 똑같은 웹브라우저입니다. 웹브라우저는 사용자 편의(또는 이후 접속 속도 개선)를 위해 검색한 결과나 방문한 페이지, 계정 정보 등 이용 데이터를 기기에 저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자주 가는 웹페이지 주소를 앞부분만 입력해도 자동으로 완성되는 이유도 이런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웹브라우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시크릿 모드를 제공합니다 / 출처=IT동아
이런 경우를 위해 거의 모든 웹브라우저는 ‘개인정보 보호 모드’ 혹은 ‘시크릿 모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시크릿 모드는 방문 기록, 검색 기록, 쿠키 저장소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용자가 해당 컴퓨터를 통해 내 사용 기록을 알 수 없게 합니다.
비주얼 해킹 방지 필름도 사생활 보호에 도움
스마트폰이나 PC 모니터 화면이 정면에서만 보이는 보안 필름도 프라이버시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 출처=벨킨
3M이 실시한 비주얼 해킹 관련 실험에서는, 한 사무실에서 157번의 시도 중 91%가 비주얼 해킹에 성공했고, 모니터에서 민감한 정보를 포착한 경우도 52%에 달했습니다. 그만큼 화면을 통한 비주얼 해킹으로 내 프라이버시가 유출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내 PC나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게 싫다면 모니터용 또는 스마트폰용 프라이버시 보호 필름을 부착하면 됩니다. 프라이버시 보호 필름은 내부에 삼각형 형태의 구조물을 설치해 정면에서만 화면이 정확히 보이고, 측면에서는 검게만 보여 제대로 식별할 수 없게 합니다. 최근 프리미엄 노트북에는 이 기능이 자체 탑재된 제품도 있으니, 지원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면 좋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이라면 ‘수리 모드’ 유용해
설정의 ‘디바이스 케어 항목’에서 ‘수리 모드’를 누르면 제품 수리 시에도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 출처=IT동아
수리 모드는 갤럭시 스마트폰 중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13(One UI 5.0) 업데이트 이상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에서 지원되며, 수리 모드가 켜지면 사진과 메시지, 계정 등 개인 데이터에는 접근할 수 없고, 기본 설치된 앱만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수리 모드는 스마트폰의 ‘설정’에서 ‘배터리 및 디바이스 케어’ 항목에 들어가서 ‘수리 모드’를 선택하고 재부팅 하면 켜집니다. 이후부터는 개인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수리가 끝나면 재부팅 한 이후 지문, 패턴 인식을 거쳐 수리 모드를 끌 수 있습니다.
한편, 애플 아이폰은 별도로 수리 모드 기능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수리 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용자가 보는 앞에서 직접 아이폰을 초기화한 다음에 수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데이터 유출 우려는 크지 않지만, 수리 전 데이터를 백업하는 게 아무래도 좋습니다.
프라이버시 보호, 완벽할 순 없지만 대비는 가능
프라이버시 보호는 내가 얼마나 주의 깊게 잘 관리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수많은 프라이버시 침해 사례도 결국은 계정 관리가 소홀한 것을 악용했거나, 공공장소 등에서 부주의하게 웹 서핑을 하는 것으로 유출됩니다. 안타깝게도 스스로는 이를 잘 지켰지만, 개인정보를 보유한 기업이 해킹을 당해 의도치 않게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상 이런 침해까지 대비할 수는 없을 겁니다. 따라서 평소에 계정 등은 2중 인증을 활용해 관리하고, 다른 사람이 접근하기 쉬운 경로나 방식은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남시현 IT동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