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전북대 식품공학과 교수
반면 JECFA는 식품을 통해 식품첨가물을 섭취했을 때 인체 위해성 여부를 평가한다. JECFA는 안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식품첨가물의 일일섭취허용량(ADI)을 설정한다. ADI는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물질에 대해 사람이 평생 동안 섭취해도 위해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1인당 하루 최대섭취허용량을 의미한다. 이를 참고하여 각 국가에서는 자국의 실정에 맞게 식품첨가물의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한다.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JECFA의 평가 결과와 2019년에 조사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섭취량(ADI 대비 0.12%)을 고려하여 아스파탐의 현재 사용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발표하였다.
단맛을 내는 식품첨가물은 아스파탐 외에도 많다. 단맛을 내는 물질은 일반적으로 탄수화물에 속하는 당류와 고감미를 가지는 식품첨가물이 있다. 단맛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고 사람들은 단맛을 더 잘 느끼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지만, 최근 당류 섭취에 의한 칼로리 과잉, 충치 및 당뇨병 유발 등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설탕 등이 첨가된 가공식품 섭취를 기피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식품산업계에서는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당류의 대체재로 당알코올류나 열량이 낮은 고감미 감미료를 사용하고 있다.
아스파탐은 페닐알라닌과 아스파르트산이라는 두 개의 아미노산을 결합하여 만든 감미료이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약 200배의 감미도가 있으며, 같은 양의 설탕과는 비슷한 열량을 낸다. 그러나 사용량이 적어 열량이 낮고, 감미의 질이 설탕과 비슷하고 뒷맛이 상쾌하다. 아스파탐은 1981년 미국에서 식품첨가물로 승인된 이후 일본,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85년부터 사용하였으며 최근 주류, 음료, 절임류 등에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JECFA가 평가한 아스파탐의 ADI는 40이다. 60kg의 성인을 가정하면 제로콜라 250mL(아스파탐 43mg 함유) 하루 55캔, 탁주 750mL(아스파탐 72.7mg 함유 시) 하루 33병에 해당하는 양이다.
현재 감미료 중에서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된 사례는 아스파탐 외에는 없다. 사카린나트륨은 설탕의 약 300배의 감미도가 있어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까지 소주 등에 감미료로 사용되었으나 동물(쥐)에서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어 1987년 IARC에서 아스파탐과 같은 2B군으로 분류되었다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여 1999년 3군으로 재분류되었다. 2010년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인간 유해 우려 물질’ 목록에서 삭제하였다. 현재는 사용 범위를 확대하여 절임류, 김치, 어묵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2019년에 ADI 대비 1.4% 정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IARC에 의해 1군(술, 가공육 등) 또는 2A군(적색육 등)으로 분류되더라도 식품으로 섭취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커피와 사카린이 2B군으로 분류되었다가 3군으로 재분류된 것처럼 추가 연구를 통하여 분류 단계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 감미료 등 식품첨가물의 위해성은 JECFA 등 국제기구와 각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 기준·규격을 재평가한다. 따라서 어떤 유용성이 있거나 위해성이 있다고 해서 특정 감미료를 과잉 섭취하거나 불신하는 것보다 과학적인 검증 결과에 따른 위해성 여부를 고려하여 섭취하는 것이 단맛을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김용석 전북대 식품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