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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알프스 산봉우리 빙하 녹아내리고, 남극해 얼음량 줄어 44년만에 최저 수준

입력 | 2023-07-31 03:00:00

[극한기후 빨간불]
알프스 산악인 유해 37년만에 발견
美애리조나에선 선인장 말라 죽어



스위스 남부 알프스 마터호른 주변 테오둘 빙하가 녹으며 37년 전 실종된 독일 등산객 유해와 함께 발견된 그의 등산화와 아이젠. 스위스 발레주 경찰 제공


폭염에 시달리는 유럽 알프스 산봉우리 빙하가 녹아 37년 전 실종된 산악인 유해가 발견됐다. 남극해에서는 해빙(海氷)이 갑자기 줄어 4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7일(현지 시간) 스위스 남부 발레주(州) 경찰은 “남부 체어마트의 마터호른 정상 부근 테오둘 빙하에서 등산객들이 12일 발견한 유해가 1986년 9월 실종된 독일 산악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해와 함께 빨간 신발끈 등산화와 아이젠도 발견됐다. 이 산악인은 37년 전 38세일 때 실종돼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했다.

테오둘 빙하는 한여름에도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지만 빙하량이 줄면서 지난해 여름에는 스키장 운영이 중단됐다. 스위스 국립기후서비스센터(NCCS)는 “지난해 스위스 빙하량은 1850년의 40%밖에 되지 않는다”며 “비슷한 기간 세계 지표면 온도가 평균 0.9도 상승할 때 스위스는 2도가 오른 영향”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은 “유럽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알프스 빙하량이 줄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화물선 운항이 어려울 정도로 독일 라인강 수위가 낮아졌다”고 전했다. 2100년경 알프스 빙하가 거의 다 녹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남극해 빙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남극해 해빙량이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래 가장 적다”며 남극해 해빙 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매년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는 해빙은 남반구 겨울인 현재 생겨나는 때다. 그러나 26일까지 만들어진 해빙 면적은 1410만 km²로 7월 평균 해빙 면적(1640만 km²)보다 14% 작다. 멕시코(197만 km²)보다 큰 넓이의 해빙이 얼지 못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애리조나 지역 명물인 사과로 선인장이 폭염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고 있다고 CNN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높이 10∼20m인 사과로 선인장의 수명은 150년 이상이다. 그러나 최고기온이 46∼48도에 이르자 하나둘 말라간다는 것. 지역 식물원 관계자는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안쪽부터 썩어 하룻밤 새 갑자기 쪼그라든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 주도(州都) 피닉스는 29일 기준 30일째 하루 최고기온이 42도를 넘었다. 이 기간 최고기온은 48도였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