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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확진자 5만명 육박…불안한 시민들 하나둘 ‘다시 마스크’

입력 | 2023-07-31 08:04:00

30일 오후 대합실 내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뉴스1


“주변에 어느새인가 갑자기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났어요. 자칫 주변에 민폐를 끼칠 수 있으니 스스로 조심해야죠. 이번 코로나는 특히 아프다는데 걱정이 되네요.“

직장인 서모씨(남·32)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100장짜리 1회용 마스크 한 상자를 구매했다. 요즘 들어 저녁 자리가 잦은데, 자칫 감염됐다간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할 수 있어서다. 서씨는 ”지난해 이맘때에도 코로나에 걸렸는데, 당시 주변 지인들이 나에게 옮아서 많이 미안했었다“고 말했다.

추워질 때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났던 그간의 양상과 다르게, 올해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최근의 변이 바이러스는 오미크론과 비교해 더 전염력이 강한 데다,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실내로 몰려들면서 확산 속도가 가팔라졌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30일 <뉴스1>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카페,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등을 다녀본 결과 10명 중 2~3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코로나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는 20·30대 역시도 마스크를 코끝까지 올려 쓰는 모습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주변에 코로나 확진자가 워낙 많아,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해야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올해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대다수 시민이 마스크를 벗었지만, 최근 코로나 확산세에 다시 착용하는 분위기다. 실제 서울역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2주간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일회용 마스크 판매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B씨 역시 ”얼마 전부터 마스크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3주차(16~2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5만3825명으로 전주 대비 35.8% 증가했다. 최근 4주 연속 확진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19일 신규 확진자는 4만7029명으로 6개월여 만에 최다였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바이러스의 생존능력이 떨어져 감염이 줄어야 하는데 확진자가 느는 현상은 심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에 확산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XBB 변이다. 오미크론 계열의 바이러스로 기존 바이러스와 비교해 면역 회피 능력이 높아 강한 전파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XBB는 면역 회피 능력이 높아 항체가 바이러스를 잘 방어하지 못한다“며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에 걸렸더라도 시간이 지나 항체 능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이른바 ‘3밀(밀폐된 공간, 밀집된 장소, 밀접한 상황) 환경’도 확산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더운 날씨로 인해 사람들이 시원한 실내로 들어오니 에어컨 바람을 통해 쉽게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는 독감보다 훨씬 무섭다“며 ”거리두기, 사적 모임 규제는 하지 않더라도 고령자, 만성 질환자에 대한 보호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