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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후 교통사고 위장, 보험금 5억 챙긴 남편

입력 | 2023-07-31 08:49:00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하고 교통사고로 위장한 50대 남편이 3년 만에 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초동수사 당시 단순교통사고로 사건을 결론 내렸으나 유족이 ‘의심스럽다’고 민원을 제기하자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려 사건 전모를 밝혀냈다.

30일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최재준)는 살인,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A 씨(55)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0년 6월2일쯤 경기 화성시 한 산간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차량 조수석에 있던 아내 B 씨(당시 51세)의 코와 입을 손으로 막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교통사고를 위장해 자동차보험금 등으로 총 5억 23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심정지 상태인 아내를 태운 채 차를 몰아 비탈길에서 고의 단독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사고 충격으로 차에 불이 붙자 아내를 끌어내 함께 차량 밖으로 빠져나온 뒤 수사 기관 조사에서 “아내가 운전했는데, 동물이 갑자기 튀어나와 교통사고가 났다”며 허위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내 B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B 씨의 사인 등에 대한 별다른 범죄 혐의가 나오지 않자 이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유족이 2021년 3월 ‘의도적인 사고가 의심된다’는 취지의 민원을 접수한 검찰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보완 수사 끝에 A 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정황이 확인됐다. 검찰은 A 씨가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건 현장을 여러 차례 사전 답사한 점, 아내 몰래 여행보험에 가입한 뒤 범행 전날 보험 기간을 연장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또 피해자 사인에 대해 여러 기관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피해자의 사인인 ‘저산소성 뇌 손상’은 교통사고 전에 발생한 것이고, 사체에서 ‘저항흔’ 등이 추가 발견된 점을 토대로 A 씨의 계획 범행을 규명했다.

A 씨는 대출 돌려막기를 하는 등 경제적으로 곤궁해지자 아내의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생계비와 자녀 학비 및 심리 치료 지원 절차를 유족에게 안내했다”며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이 선고되게 하겠다”고 말했다.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