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학폭신고 대처 않았다” 소송
미국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중학생의 유족들에게 관할 교육청이 합의금으로 116억 원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앞서 유족들은 학교와 교육청이 학교폭력 피해 신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며 소송을 걸었다.
NYT에 따르면 2017년 미 뉴저지주(州)의 한 중학교에 갓 진학한 12세 소녀 말로리 그로스먼은 학교 급우들로부터 문자와 스냅챗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제 자살할거냐” 등의 메시지를 받는 등 지속적 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피해 당시 말로리와 가족들은 수개월간 학교 측에 문제 해결을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말로리가 숨지자 부모는 학교 관계자들과 교육청을 상대로 학교 폭력 피해자 보호를 소홀히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최근 교육청이 유족에게 910만 달러(약 116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마무리됐다. “미국 학교폭력 관련 소송에서 역대 최대 규모 합의금”이라고 말로리 유족 측 변호사는 설명했다.
지난해 뉴저지주에서는 말로리 부모의 노력으로 ‘말로리법’이 통과됐다. 학교와 교육청의 학교폭력 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가해자가 법원이 명령한 ‘괴롭힘 방지’ 교육에 참가하지 않을 경우 가해학생 부모가 물어야 할 벌금을 기존의 25~100달러에서 100~500달러로 인상하는 것이 골자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