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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2019년을 닮았다”…월가 약세론자의 항복 선언[딥다이브]

입력 | 2023-08-01 07:45:00


월스트리트 약세론자들의 항복이 시작됐습니다.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소폭 오름세로 마감했는데요(다우지수 +0.28%, S&P500 +0.15%, 나스닥 +0.21%). 이로써 S&P500 과 나스닥 종합지수는 수십 년 만에 가장 강한 첫 7개월(1월부터 7월까지)이란 기록을 세웠습니다.

올해 들어서 이날까지 S&P500 지수는 19.5%, 나스닥 지수는 37.1% 상승했죠. 마켓워치에 따르면 1년 중 첫 7개월 동안 지수 상승률을 기준으로 할 때 S&P500의 성과는 1997년(28.8%) 이후 26년 만에 최고, 나스닥은 1975년(39.1%) 이후 48년 만에 최고라고 합니다. 그만큼 지난 7개월 동안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한 랠리가 펼쳐졌단 뜻입니다.

수십 년 만에 가장 뜨거웠던 미국 증시. 약세론자들이 줄줄이 항복 중. 게티이미지




월가의 약세론자들은 속속 비관론을 대폭 수정하기 시작했는데요.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략가 마이크 윌슨이 대표적입니다. 그는 이날 아침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 주식은 S&P500 지수가 투자자들에게 29%의 수익을 안겨준 최고의 해 중 하나였던 2019년과 같은 경로를 따르고 있다”고 썼습니다. 2019년은 연준이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증시가 호황을 이뤘던 시기인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 통화정책 완화로 가는 과정 속에서 메가캡 기술주가 랠리를 주도하고, 성장주가 가치주를 앞질렀다”는 게 윌슨의 분석입니다. 그는 “2019년 비유는 그 자체로 더 많은 지수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도 “우리는 더 넓은 범위의 비즈니스 사이클 지표가 개선되는 걸 보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죠.

씨티그룹도 지난주 금요일 연말 S&P500지수 목표치를 4000에서 4600으로 수정하며 약세론을 접었는데요.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연간 실적 성장 가속화에 대한 확신이 커지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 포인트”라고 수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아울러 2024년 중반의 S&P500지수 목표치도 4400에서 5000으로 높여 잡았죠. 내년엔 기업 실적이 더 강해질 거라고 내다보기 때문입니다.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항복선언이 이어지는 걸 보니, 역시 주식이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선임 매니저인 브라이언트 반크론카이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은 영웅이 될 때가 아닙니다. 겸손은 주식 투자자가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입니다.”




이번 주는 목요일에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습니다. 과연 지금의 흐름을 이어갈 만한 호실적이 나올까요. 겸손한 자세로 지켜보려 합니다. By. 딥다이브

*이 기사는 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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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