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주병진 씨가 뮤지컬 제작발표회가 열린 2018년 8월 9일 오후 서울 역삼동 노보텔앰배서더강남에서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방송인 주병진 씨(65)가 출연진과의 불화 때문에 뮤지컬 공연에서 하차했다는 허위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투자자가 주 씨에게 2000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김경태 판사는 주 씨가 뮤지컬 투자자 A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 6월 23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주 씨는 2018년 한 뮤지컬의 주연을 맡기로 계약했지만 이후 출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출연료 전액을 반환했다.
이어 “주 씨의 출연 소식으로 티켓이 매진됐으나 하차 후 기존 공연 일정을 취소하고 관객들에게 푯값을 환불해 줬다”며 “주 씨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A 씨가 주장한 내용은 실제 언론에 보도됐다. 주 씨는 해당 제보 내용이 허위이고 이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이번 소송을 냈다.
해당 제보 내용은 허위로 밝혀졌다. 주 씨는 건강 상태 등의 문제로 제작사의 합의해 하차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하차 전까지 티켓이 매진되지 않았으며 하차 후에도 기존 일정대로 공연이 진행됐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제보 내용은 허위가 아니라 사실을 과장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보한 것이어서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고도 항변했다.
그러면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연예인인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했다”며 주 씨가 입었을 정신적 고통 등을 인정해 A 씨가 2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주 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출판물에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300만 원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뮤지컬 제작사는 주 씨를 상대로 3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